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소재 지역은행인 Evolve Bank & Trust(이하 이볼브은행)의 최고경영자(CEO) 로버트(밥) 하트하이머가 미성년자 대상 성적 유인 혐의로 체포된 뒤 전격 해임됐다. 이번 사건은 은행 경영진의 도덕성과 금융권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2025년 11월 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FBI(연방수사국) 소속 수사관은 지난 10월 19일 게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그라인더(Grindr)’에 15세 소년을 가장해 접속했다. 같은 날 사용자명 “Tomm”이 “나이 좀 있는 편안한 남자와 만날 수 있겠니?”라며 대화를 시작했고, 이후 스냅챗(Snapchat)을 통해 성행위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FBI는 스냅챗에서 ‘Tomm’이 보낸 나체 사진과 함께 IP 주소를 확보했으며, 케이블통신사 컴캐스트(Comcast)로부터 주소지를 추가로 확인해 신원을 특정했다.
하트하이머는 10월 23일 멤피스에서 아동 포르노 제작 미수 및 미성년자에게 외설물 전송 혐의로 체포됐고, 셸비 카운티 구치소에서 촬영된 머그샷이 공개됐다. 그는 현재 연방체포영장에 따라 기소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형사상 "최대 30년형"까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는 법조계 추정도 나온다.
“밥의 가족은 현재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생활 보호를 요청한다.”
하트하이머 측 변호인 블레이크 발린(Blake Ballin) 변호사는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가족의 입장을 이같이 전했다. 변호인은 추가 언급을 거부했고, 은행 측 역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라인더·스냅챗이란?
그라인더는 LGBTQ+ 이용자를 위한 위치 기반 데이팅 앱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널리 사용된다. 스냅챗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진·영상이 사라지는 기능이 특징으로, 익명성과 보안성을 이유로 일부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이볼브은행은 1925년 설립된 지역은행으로, 핀테크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전역 고객을 확보해 왔다. 지난해 핀테크 스타트업 시냅스(Synapse)의 파산 여파로 계좌 관리 시스템이 마비되며 최대 9,600만 달러의 예금 공백이 발생했고, 수천 명의 미국인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올해에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됐으나 은행은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트하이머는 2024년 8월 전임 스콧 스태포드 CEO의 은퇴 후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은행 측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그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부실금융기관 정리국 국장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40년 넘게 규제 자문 및 구조조정을 수행한 경력을 강조하며 "신뢰 회복을 위한 구조적 변화"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FDIC 자료에 따르면 이볼브은행은 2025년 1~3분기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3년 이후 흑자를 이어 온 은행이 20여 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시냅스 사태, 사이버보안 비용, 규제 강화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번 CEO 해임은 이미 금융·기술 부문에서 사후 리스크로 지적된 거버넌스(지배구조) 리스크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이 새로운 수장을 다시 물색해야 하는 동시에, 규제기관·투자자 신뢰 회복이라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컴캐스트(Comcast)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이며, CNBC 역시 NBC유니버설 산하 매체임을 CNBC는 고지했다. 향후 컴캐스트가 자회사 버선트(Versant)를 분할해 CNBC를 이관할 계획이라는 점도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