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Reuters)—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성인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형 플랫폼 Pornhub(포르노허브), Stripchat(스트립챗), XNXX, XVideos에 대해 아동이 자사 사이트에서 포르노그래픽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이유로 디지털 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DSA)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고 2026년 3월 26일 발표했다. 이들 플랫폼은 위반이 확정될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무거운 과징금에 직면할 수 있다.
2026년 3월 2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혐의 제기는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지난 10개월간 DSA에 따라 수행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들이 아동의 서비스 접근 위험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객관적이고 충분히 엄격한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집행위는 결론지었다.
사건의 배경과 주요 지적사항
집행위는 각 플랫폼이 자체 신고(self-declaration) 방식의 연령 확인 도구를 통해 이용자가 ’18세 이상임을 간단한 클릭으로 인증’하도록 허용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한 페이지 블러링(page blurring)이나 콘텐츠 경고문과 같은 조치도 아동의 접근을 차단하는 데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집행위는 이들 조치가 아동 보호보다 플랫폼의 평판 관리에 더 집중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헨나 빌쿠넨(Henna Virkkunen) EU 디지털 담당 집행 위원은 성명에서 “아동들이 점점 더 어린 연령에 성인 콘텐츠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아동을 서비스에서 차단하기 위해 견고하고 사생활을 보호하는 효과적인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플랫폼별 소유구조와 집행위의 지적
집행위는 해당 플랫폼들의 소유구조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Pornhub는 키프로스(Cyprus) 그룹인 Aylo Freesites가 소유하고 있으며, Stripchat은 키프로스의 Technius의 자회사, XNXX는 체코의 NKL Associates가 소유, XVideos는 WebGroup Czech Republic 산하 단위라는 점을 확인했다. 집행위는 이들 기업이 아동에 대한 사회적 위험보다 자사 평판 관리에 더 큰 우려를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반응
Aylo는 성명에서 “우리는 유럽집행위원회의 예비 조사 결과를 접수했으며 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예비적 소견이며 최종 결정이 아니다. 당사는 우리의 입장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집행위와 계속 건설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동을 온라인에서 보호하는 것은 집행위와 우리가 확고히 공유하는 목표이다. 동시에 우리는 연령 확인을 올바르게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러 관할권에서의 경험은 현행 웹사이트 수준의 연령 확인 솔루션이 종종 실패해 사용자들이 안전 인프라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규제 밖 사이트로 향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개인정보 보호 우려를 야기한다”라고 Aylo는 덧붙였다.
한편 Stripchat은 이메일을 통한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XNXX와 XVideos의 연락처 정보는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즉각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디지털 서비스법(DSA)에 대한 설명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불법적이고 유해한 콘텐츠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요구하는 EU의 핵심 디지털 규제다. 이 법은 플랫폼 운영자가 위험을 평가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술적·조직적 조치를 도입하며, 특히 아동 보호와 관련된 리스크에 대해 엄격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DSA의 제재 수단에는 조사 결과에 따른 행정처분 및 최대 전 세계 매출의 6%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가 포함된다.
연령 확인 기술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
연령 확인 기술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정부 발급 신분증 기반의 검증, 신용카드·결제 수단을 통한 간접적 확인, 제3자 인증기관을 통한 본인인증,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연령 추정 기법 등이 있다. 그러나 각 방법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사용자 편의성 저하, 데이터 보안 리스크를 동반한다. Aylo가 언급한 바와 같이, 사용자가 엄격한 연령 확인 절차를 회피해 규제 사각지대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규제·기술적 설계에는 균형이 요구된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이번 혐의 제기는 여러 측면에서 시장과 경제에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해당 플랫폼들에 대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령 검증 시스템 도입과 개인정보 보호 보완, 외부 감시·감사 비용 등은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늘린다. 둘째, 혐의가 확정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에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어 수익성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셋째, 광고주와 결제업체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한 광고 수익 감소 및 결제 서비스 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브랜드 안전(brand safety)을 중시하는 광고주들은 민감한 콘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과의 제휴를 재검토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광고 수익이 줄어들면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 넷째, 엄격한 규제는 일부 이용자를 규제 밖 사이트로 이동시키는 ‘풍선효과’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규제 의도와 상반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또한 법적 불확실성 증가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하시켜 기업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규제 준수를 선제적으로 강화하는 기업에게는 장기적 신뢰도 상승과 광고주·결제업체와의 관계 개선을 통한 반사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랫폼 사업자는 법적 리스크·기술적 실현 가능성·개인정보 보호의 균형을 맞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책적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이번 조치는 EU가 디지털 플랫폼 규제 집행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집행위의 예비 판단 이후 각 사의 대응과 추가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 증거와 개선 계획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플랫폼들은 기술적 대책 도입과 함께 투명한 위험 평가·감시 체계를 공개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와 아동 보호 간의 트레이드오프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향후 논의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끝으로 이번 사안은 단일 기업이나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EU 내 집행 결과는 다른 관할권의 규제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향후 유사한 조사가 확대될 경우 업계 전반의 운영·비즈니스 모델 변경을 유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