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로이터) — 헝가리가 미국과의 ‘금융 방패(financial shield)’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법치주의(rule-of-law) 우려로 유럽연합(EU)에서 동결된 재정 지원을 대체할 자금 조달 능력을 보여줬다고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최측근이자 건설·교통부 장관인 야노시 라자르(János Lázár)가 월요일 밝혔다.
2025년 11월 1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내년 치열한 선거를 앞두고 지난 금요일 미 백악관에서 오랜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산 에너지 사용에 대한 미국 제재의 ‘면제(waiver)’를 확보했다. 이 합의는 헝가리 통화인 포린트의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르반 총리는 또한,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물가가 장기화되며 지난 3년간 경기침체를 겪어 온 헝가리 경제를 두고, 워싱턴과의 합의를 통해 헝가리의 경제와 공공재정을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밝혔다.
라자르 장관은 이번 합의의 함의로, 오르반 정부의 법치주의 개혁 문제로 현재 수십억 유로 규모의 EU 자금이 동결돼 있는 상황에서, 헝가리가 더 이상 EU로부터 ‘재정적 협박(blackmail)’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합중국은 헝가리 야당이나, 더 정확히는 브뤼셀이 헝가리를 재정적으로 협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오르반 총리는 2026년 선거를 앞두고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EU 집행부가 자신의 정부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라자르는 “미국 정부의 태도와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다: 브뤼셀에서 돈이 나오지 않으면, 미국에서 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 및 미국과 탁월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EU가 우리를 협박한다면 응답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과의 합의는 또한, 미 국무부 추산에 따르면 헝가리가 최대 10기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 건설을 지원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6억 달러 및 군사 장비 7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SMR 프로젝트의 총 규모는 최대 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핵심 키워드 해설: ‘금융 방패’ ‘제재 면제’ ‘포린트’ ‘SMR’
– 금융 방패(Financial Shield): 특정 국가의 거시경제 안정과 공공재정 신뢰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취지의 재정·금융 협력 프레임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번 사안에서는 미국이 헝가리의 대체 자금줄 역할을 시사함으로써, EU 자금 동결로 인한 유동성·신용 위축 위험을 완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 제재 면제(Waiver):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러 제재 틀에서 특정 거래·활동을 한시적 또는 조건부로 허용하는 행정 조치를 뜻한다. 본 건은 러시아산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제재의 적용을 예외적으로 유예·면제하는 성격으로 소개됐다.
– 포린트(Forint): 헝가리의 법정통화다. 이번 합의 이후 포린트가 강세를 보였다는 언급은, 정책 신뢰 개선이 외환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 소형 모듈 원자로(SMR):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차세대 원전 기술로, 전통적 대형 원전 대비 규모가 작고 분산형 전원으로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문은 헝가리가 최대 10기의 SMR 건설을 지원할 계획을 담은 것으로 전했다.
배경: EU 자금 동결과 법치주의 조건
EU는 법치주의 및 사법 독립 등 핵심 가치와 관련된 조건부성 메커니즘을 통해 회원국 지원금의 집행을 점검한다. 본 기사에서는 오르반 정부의 법치주의 개혁이 문제시된 가운데, 헝가리로 향할 수십억 유로 규모 재원이 동결되어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자르 장관은 미국과의 금융 방패 합의가 EU의 재정적 압박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의 코멘트는 거부된 상태다.
정치 일정 측면에서, 오르반 총리는 2026년 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소개됐다. 총리는 EU 집행부가 자신의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고 비판해 왔으며, 이는 향후 브뤼셀-부다페스트 간 정치·재정 갈등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합의의 구성: 에너지·안보·원전 패키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워싱턴-부다페스트 간 합의는 3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러시아산 에너지 사용과 관련한 제재 면제로 헝가리의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에 숨통을 틔웠다. 둘째, LNG 6억 달러 및 군사 장비 7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구매가 포함되어 있어 양자 경제·안보 협력에 실질적 거래를 담보한다. 셋째, SMR 최대 10기 건설을 지원하는 200억 달러 상한의 프로젝트로, 중장기적 에너지 전환 및 산업 투자 축을 제공한다.
이러한 패키지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경제·공공재정을 보호한다는 오르반 총리의 메시지와도 부합한다. ‘금융 방패’라는 표현은 정책 신뢰 및 시장 심리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상징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정책적 함의(분석)해설
– 외환시장: 포린트 강세 언급은 헝가리의 대외 유동성 우려가 완화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 반응과 일치한다. 미국발 자금·투자 신호가 명확해질수록, 헝가리 자산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 축소가 점진적으로 관측될 수 있다.
– 정책 연계성: EU 자금 동결이 지속될 경우, 헝가리는 미국 및 비EU 파트너와의 대체 파이낸싱 및 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SMR과 LNG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전환의 교차점에 놓여 있어, 중장기적으로 투자 유인과 공급망 다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
– EU-헝가리 관계: 라자르 장관의 ‘재정 협박’ 프레이밍과 오르반 총리의 EU 비판은 브뤼셀과의 협상 환경을 경직시킬 수 있다. 다만, 본문은 EU 집행위의 공식 입장을 추가로 전하지 않고 있어, 향후 제도적 조건 변경이나 자금 집행 진전은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
– 지정학·동맹 구조: 라자르가 언급한 미·중과의 ‘탁월한 관계’는 헝가리가 다변화 외교로 협상 지렛대를 확대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이는 EU 내 통합 에너지·안보 전략과의 조율 난도를 높일 수 있으나, 동시에 국내 경기부양과 투자 유치의 실익을 겨냥한 접근으로도 해석된다.
직접 발언 모음
“미합중국은 헝가리 야당이나, 더 정확히는 브뤼셀이 헝가리를 재정적으로 협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 야노시 라자르 헝가리 건설·교통부 장관
“미국 정부의 태도와 메시지는 매우 분명하다: 브뤼셀에서 돈이 나오지 않으면, 미국에서 돈이 나올 것이다.” — 야노시 라자르
“우리는 중국 및 미국과 탁월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EU가 우리를 협박한다면 응답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 야노시 라자르
요약 정보팩트 체크 포인트
– 장소: 부다페스트 발표, 미 백악관 회동
– 당사자: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야노시 라자르 장관,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논평 거부)
– 핵심: 미국 ‘금융 방패’ 합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 면제, SMR 최대 10기(최대 200억 달러), LNG 6억 달러, 군사 장비 7억 달러
– 정치 구도: 2026년 선거 앞두고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르반 열세 언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