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니버설뮤직그룹의 10억 달러 규모 ‘다운타운’ 인수에 제동…경쟁 제한 우려

브뤼셀(Reuters)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자회사 버진뮤직그룹(Virgin Music Group)이 인수하려는 7억7,500만 달러(약 1조 원을 상회) 규모의 다운타운뮤직홀딩스(Downtown Music Holdings) 거래가 유럽연합(EU) 내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거래가 “중요한 경쟁자 제거”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심층 조사(Phase Ⅱ)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버진의 지난해 12월 발표 이후 독립 레이블계가 제기해 온 문제 제기는 공식 규제 단계로 넘어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집행위가 예비 심사 단계에서 우려를 발견했으며, 추가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난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EU는 이번 조사에서 iUMG가 다운타운 인수를 통해 확보할 “제3자 레이블의 민감한 상업 데이터”가 자사 음원 유통·마케팅에 활용될 소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성명에서 “인수 이후 UMG는 경쟁 레이블이 보유한 계약·유통·로열티 정보에 접근할 능력과 유인을 모두 갖추게 되며, 이는 유럽 음원 도매 유통 시장에서 이미 지배적 지위를 가진 UMG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최종 승인·조건부 승인·불허가 중 한 가지를 결정할 법적 시한을 2025년 11월 26일로 설정했다. 시장 관찰자들은 이번 심층 조사 기간 동안 UMG가 경쟁제한 효과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remedies)’ 제안에 나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UMG는 세계 최대 음악기업으로, 테일러 스위프트·드레이크·BTS 등 글로벌 톱 아티스트의 음원을 유통한다. 반면 다운타운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대형 음악 퍼블리셔이자, 아티스트의 저작권·로열티 징수를 지원하는 다수의 서비스 사업을 영위한다.

용어·배경 설명

1) 도매 유통(Wholesale Distribution)—음원을 스트리밍 플랫폼·리테일러에 공급하는 ‘B2B’ 유통 단계다. 메이저 레이블은 막강한 공급력을 바탕으로 유통 가격과 플레이리스트 노출 등을 조율할 수 있어, 시장 집중도가 높을수록 중소 레이블은 교섭력이 약화된다.

2) 반독점(Competition/Antitrust)—특정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이나 경쟁 제한 행위를 감시·제재하는 규제 체계다. EU는 매출 규모가 큰 국제 M&A에 대해 개별 회원국이 아닌 집행위가 직접 심사·승인 권한을 가진다.

3) 로열티(Royalty)—창작자에게 지급되는 사용료로, 스트리밍·다운로드·공연 등 수익원별로 복잡한 정산 구조를 가진다. 다운타운은 자동화 솔루션으로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독립 아티스트·레이블 의존도가 높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이번 거래는 메이저 3사(UMG·소니·워너) 대 독립 레이블이라는 오랜 ‘힘의 균형’ 문제를 다시 부각시킨다. 독립 진영은 다운타운이 축적해 온 메타데이터·로열티 기술력이 메이저에게 넘어갈 경우, 협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반면 UMG는 “창작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EU는 데이터 독식이 음악 산업의 ‘플랫폼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 최근 유럽에서는 스포티파이·애플뮤직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 대한 수익배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UMG가 다운타운의 데이터 자산까지 흡수한다면, 스트리밍 로열티 협상에서 더 우월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격·정책 설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변수

EU 심층 조사에서 핵심은 ‘행태적 시정조치 vs. 구조적 시정조치’가 될 전망이다. 행태적 조치는 제3자 데이터 차단·차등 로열티 금지 등 약정을 의미하고, 구조적 조치는 사업부 매각·지분 분할처럼 인수 범위를 축소하는 강수를 포함한다. 업계에서는 EU가 메타·마이크로소프트 사례처럼 강도 높은 구조적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집행위 결정이 불허나 조건부 승인으로 귀결될 경우, 향후 글로벌 음악 M&A에서도 데이터 결합 효과가 주요 심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는 음악뿐 아니라 게임·영상 스트리밍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에 ‘빅데이터 + 저작권’ 결합 규제 패러다임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usic studio

표면적으로는 7억7,500만 달러 규모의 인수지만, 데이터·메타데이터·관계자 네트워크 등 무형 자산의 가치를 고려하면 실질적 영향력은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립 레이블 연합(IMPALA)은 “창작 생태계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EU의 엄격한 판단을 촉구하고 있다.

결론

11월 26일까지 이어질 EU의 심층 조사는 글로벌 음악 산업의 판도를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 진영의 반발, 메이저의 확장 전략, 규제 당국의 ‘데이터 경쟁정책’ 삼각 구도가 이번 거래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 음원 시장 또한 ‘메이저 독과점’ 이슈와 빅데이터 기반 사업 모델이 비슷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국내 레이블·플랫폼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