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미국 무역 합의 후 달러 급등, 유로화 약세

달러 인덱스(DXY) 1주 최고치, 유로·엔·귀금속 동반 약세라는 제목이 보여주듯 29일(현지 시각) 외환·상품 시장은 하루 종일 달러 강세유럽 통화 약세 흐름이 지배적이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00)는 전장 대비 1.03% 급등하며 1주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 강세는 EU와 미국이 타결한 무역 합의가 세계 교역 긴장을 완화했다는 평가와, 미·중 양국이 무역 휴전(truce)을 3개월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동시에 전해진 결과다. 시장 참가자들은 합의 내용이 미국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 유로화가 크게 밀려 달러 인덱스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에 추가적인 지지력을 제공했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3%에 그쳤고, 9월 16~17일 회의에서야 66%로 높아질 전망이다.


달라스 연준 제조업 전망 지수 상승

달러 랠리를 뒷받침한 지표도 있었다. 7월 달라스 연준 제조업 전망 서베이는 지난달보다 13.6포인트 급등한 0.9를 기록해 6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 예상치(-9.0)를 크게 웃돈 결과로, 제조업 경기의 견조함을 시사했다.

달러 인덱스 차트

EU-미국 무역 합의 세부 내용

EU와 미국은 27일(일요일) ‘15% 균일 관세안’에 합의했다. EU 수출품 대부분에 15%의 관세가 부과되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협하던 50% 고율 관세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시장은 “미국이 관세 폭을 낮추는 대신, 무역 구조상 실리를 챙겼다“고 평가하며 유로존 성장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유로화·엔화·금·은 시세 동향

EUR/USD 환율은 이날 1.29% 급락해 1주 최저치를 찍었다. 앞서 언급한 무역 합의가 ‘미국 우위’로 해석된 데다, 대부분 EU 상품에 적용될 15% 관세가 유로존 제조업 수출에 역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겹친 탓이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위원 피터 카지미르가 “9월 회의에서 경기 급락 증거가 없다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로 하락 폭은 다소 제한됐다. 이에 따라 금리스왑 시장은 9월 -25bp 인하 가능성을 17%로 가격에 반영했다.

USD/JPY는 0.59% 상승(엔화 약세)하며 1주 저점을 향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든 데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해 엔화를 압박했다. 국내 정치 변수도 존재한다.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LDP)이 과반을 잃자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정지출 확대·감세 압력 탓에 국가 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엔 매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귀금속 시장도 약세였다. 8월물 금 선물(GCQ2)은 온스당 25.60달러(0.77%) 하락해 2.5주 저점으로 밀렸고, 9월물 은 선물(SIU2)은 0.144달러(0.38%) 떨어져 1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와 위험선호 회복, 그리고 미 국채 금리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위험·ETF 자금 유입이 남은 지지 요인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해 향후 금·은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금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은 2년 만의 최고치로, 은 ETF도 3년 만의 고점을 각각 경신하며 기관·펀드 자금 유입 흐름을 보여줬다.


전문가가 설명하는 핵심 용어(초심자용)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를 바스켓으로 삼아 산출한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뜻한다. 수치가 높아지면 달러 강세, 낮아지면 약세로 해석한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미국 은행 간 초단기(하루) 자금 거래 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예상치를 선물 형태로 거래하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시장은 향후 FOMC의 금리 결정을 미리 가격에 반영한다.

스왑시장에서의 금리 인하 확률은 파생상품 가격을 역추산해 얻은 지표다. 예컨대 ‘9월 17%’라는 수치는 투자자들이 9월 ECB 정책회의에서 금리가 0.25%p 내릴 가능성을 17%로 본다는 의미다.

달라스 연준 제조업 전망 지수는 텍사스 연방준비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지역 제조업 심리지표다. 0을 기준으로 0 이상은 확장, 0 이하는 위축 국면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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