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마이크로소프트 Teams 조사 종결…구글에 29억5,000만 유로 벌금은 유지

유럽연합(EU)이 반독점 규제의 강도를 조절하면서도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압박 수위를 이어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협업 플랫폼 Teams를 둘러싼 수년간의 조사를 종결하는 한편, 구글(Google)에 대해서는 경쟁법 위반에 따른 29억5,000만 유로(약 34억6,000만 달러)의 과징금을 그대로 부과하기로 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EU 경쟁 집행을 총괄하는 테레사 리베라(Teresa Ribera) 집행위원은 이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구글은 반복적으로 ‘게임의 규칙’을 어겼다”며 “규정 위반 기업에 대해 주저 없이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리베라 집행위원은 특히 구글의 광고 기술(ad-tech) 사업 운영 방식이 유럽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한다는 EU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이미 이번 달 초 내려진 29억5,000만 유로의 과징금 결정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벌금만이 해답은 아니지만, 규정을 무시한 채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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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Teams 사건의 전환점

같은 날 EU 집행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출한 이행 약속(commitments)을 공식 수용하며, 영상회의·업무협업 플랫폼인 Teams를 둘러싼 장기간 반독점 조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약속에는 Teams와 오피스(Office) 제품군의 결합 판매 방식을 조정하고, 경쟁사 서비스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U엄격한 처벌유연한 협의를 병행하며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지켜내야 합니다.” —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 집행위원

여기서 ‘소프트 엔포스먼트(soft-enforcement)’란, 고액 과징금이나 강제적 구조조정 대신 기업이 자발적 시정안을 내놓을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EU가 최근 몇 년간 도입해 온 ‘대화-기반’ 규제 모델 중 하나로, 업계에서는 ‘규제 혁신’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구글 과징금 유지, 규제 시그널 강화

리베라 집행위원은 “반복적 위반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 외 대안이 없으며, 이는 업계 전반에 보내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집행위는 구글이 자사 광고 기술 스택을 통해 광고주와 퍼블리셔 간 거래 데이터를 독점·우월적으로 활용해 경쟁업체의 진입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과징금 규모 29억5,000만 유로는 EU가 구글에 부과한 역대 세 번째 큰 제재금에 해당한다(역대 최대는 2018년 43억4,000만 유로). 구글은 공식 성명을 통해 “결정을 재검토하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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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과 향후 전망

EU가 ‘당근과 채찍’ 전략을 병행하며 빅테크를 관리·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안처럼 기업의 자발적 시정이 실효성을 얻는다면, 고삐 풀린 기술 기업의 패키지 판매·데이터 독점 관행에 브레이크를 거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반면 구글 사례는 ‘강제 수단 없이 변화가 어렵다’는 판정을 방증한다. 리베라 집행위원은 “시장 혁신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EU가 마련 중인 디지털 시장법(DMA)·디지털 서비스법(DSA) 등 후속 입법과 맞물려, 광고·플랫폼 업계 전반에 걸쳐 추가 조사 및 구조개편 압박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Teams 조사 종결’ 발표 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장중 한때 소폭 상승세를 보였으나,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탓에 종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기사 작성 시점 기준, 구체적 수치는 미공개. 업계 관계자들은 “조사 종결이 단기 불확실성을 해소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약속 이행 여부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EU 경쟁 정책‘규제-협력-감시’라는 세 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으로서는 선제적 컴플라이언스 강화가 불가피해졌으며, 투자자 또한 규제 리스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동시에 점검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소프트 엔포스먼트가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향후 12~24개월간 이행 보고서와 시장 동향이 공개돼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