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 규제 개편에서 美 빅테크는 강력 규제 면제될 듯 — 통신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알파벳(구글), 메타,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 규제 개편안에서 통신사들이 요구한 것만큼의 강력한 규제 대상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 사안을 직접 접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들 기업이 법적 의무가 아닌 자발적 협력 체계에 따라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2026년 1월 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경쟁력 강화와 통신 인프라 투자 촉진을 목표로 하는 규제 개편안인 Digital Networks Act(DNA)을 1월 20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뒤 회원국들과 유럽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법제화될 예정이다. 보도는 이번 개편에서 빅테크에 대한 규제는 대체로 자발적 협의·권고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EU 통신 규제 당국 간 협의체인 BEREC의 주도로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논의하도록 요청받을 것이다. 새로운 의무 사항은 없을 것이다. 이는 최선의 관행(best practices)을 추구하는 체제일 뿐이다.”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DNA 초안에는 스펙트럼(주파수) 할당 기간스펙트럼 매각 조건, 그리고 경매 시 국가 규제 기관들을 안내할 가격 산정 방식(프라이싱 방법론) 등이 명시될 예정이다. 이러한 규정은 스펙트럼 경매를 통해 정부에 수십억 유로 규모의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점으로 인해 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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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경매의 조화화가 DNA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집행위는 27개 EU 회원국 전역에서 스펙트럼 할당을 조화시켜 규제 부담을 낮추고 통신사들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일부 국가 규제기관은 이를 권한의 침해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어 향후 논쟁의 소지가 남아 있다.

또한 DNA는 구리망을 광섬유로 교체하는 2030년 마감시한을 각국 정부가 인프라 준비 부족을 입증할 경우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는 광대역 전환 속도와 투자 여건을 고려한 유연성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용어 설명 — DNA, BEREC, 스펙트럼(주파수) 등

DNA(Digital Networks Act)는 유럽 집행위원회가 제안하는 디지털·통신 관련 규제 프레임워크를 뜻한다. 이번 개편의 목적은 EU 차원의 통신 인프라 투자 촉진과 경쟁력 제고, 그리고 회원국 간 규제 조화에 있다. BEREC(Body of European Regulators for Electronic Communications)는 유럽의 전자통신 규제기관들이 모인 협의체로, 국가 규제기관들 사이의 기술적·정책적 조정 역할을 수행한다. 스펙트럼은 이동통신·무선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전파 자원으로, 정부는 이를 경매나 할당을 통해 통신사에 제공하며, 경매 방식과 가격 설정은 통신 산업과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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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및 빅테크에 대한 규제 적용 방식

보도에 따르면 이번 DNA 초안은 전통적 통신 사업자들이 준수해야 하는 구속력 있는 규칙과는 달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서는 구속력이 없는 권고·모범사례 체계를 적용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관계자 발언은 위와 같이 “새로운 의무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통신사들이 요구했던 강제적 규율을 완화시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배경 — 최근 몇 년간 집행위가 도입한 다양한 디지털 규칙들은 미국 측의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은 이러한 규제가 자국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비판했으나 EU는 이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번 DNA 개편 역시 그러한 논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문가적 분석 및 경제적 영향

이번 DNA가 빅테크에 대해 법적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자발적 협력 체계로 설계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어 주가나 사업 확장 계획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통신 인프라 투자 유인을 높이는 스펙트럼 할당의 조화와 가격 산정 방식의 표준화는 통신사들에게는 장기적 투자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경매 수익이 정부 재정에 기여하는 한편, 합리적 가격 산정은 신규 투자(예: 5G·광섬유 확보)에 필요한 자본비용을 낮출 여지가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몇 가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첫째, 자발적 협력 체계는 강제 규제에 비해 실행력과 준수율이 낮을 수 있으며, 이는 플랫폼의 시장행태 개선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 둘째, 국가별 규제기관이 DNA를 권한 축소 혹은 권한 강화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 일부 국가 규제기관이 ‘권한 탈취(power grab)’라고 반발하면,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정치적·제도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30년 구리망 교체 연장 조항은 단기적으로 통신사들의 설비투자 부담을 완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광섬유 전환 지연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또는 디지털 격차 심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회원국 정부와 규제기관 모두 인프라 전환 계획을 명확히 하고 재정·정책적 지원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절차와 향후 일정

집행위원회는 2026년 1월 20일 DNA 개편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이후 EU 회원국들과 유럽의회와의 조율 과정을 거쳐 법제화 절차가 진행될 것이다. 관건은 최종 법안에서 빅테크에 대한 규제 수준을 어느 선으로 놓을지, 그리고 스펙트럼 할당·경매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설정될지이다. 이들 사안은 향후 유럽의 통신 시장 구조와 디지털 경쟁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출처 로이터(Foo Yun Chee) 보도,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