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Medha Singh·Twesha Dikshit 기자 원문 보도를 번역·정리한 기사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체결된 미국‧EU 간 불균형적 무역합의가 경기 전망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재점화하면서, 급등하던 유럽증시 랠리에 제동이 걸린 반면 월가의 상승세는 되레 힘을 얻고 있다.
주요 지표 비교
올해 초부터 7월 말까지 STOXX 600 지수는 8.3% 상승했고,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8.6% 상승해 양대 시장이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말(27~28일) 발표된 무역합의 이후, STOXX 600은 사상 최고치(3월 기록) 대비 1.8% 차이까지 좁혔다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무역합의 핵심: 15% 관세
이번 합의로 EU산 대다수 상품에 15%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당초 위협했던 30%의 절반 수준이나 2025년 이전 대비로는 여전히 크게 높은 수치다. 특히 유럽의 대표적 수출 품목인 의약품에 어떤 관세율이 적용될지 명확하게 합의되지 않은 점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한다.
“관세가 수출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빠르게 드러날 것이다. EU 경제 성과와 기업 이익이 예상보다 부진하면 증시 랠리가 멈추거나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
— Janet Mui, RBC Brewin Dolphin 시장분석부장
실적 전망 악화
무역합의 직후, STOXX 600 기업의 연간 순이익 성장 기대치는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LSEG I/B/E/S 자료에 따르면, 4분기 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2.2%로 하향(7월 1일 –0.9% 전망)돼 후반기 전망이 뚜렷이 어두워졌다.
ECB(유럽중앙은행) 시나리오
ECB가 지난달 제시한 두 개의 관세 시나리오(0.5%·0.9% 성장)를 적용해도, 무역 갈등이 없을 때 예상했던 1% 성장을 밑돌 전망이다. 즉, 합의 덕분에 ‘기술적 경기침체’는 피했으나 경기정체에서 벗어날 동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월가의 ‘새 역사’와 AI 효과
반면, 미국 증시는 무역 합의 낙수효과, AI 테마, 연준(Fed) 금리인하 기대라는 ‘3중 호재’를 타고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UBS Wealth의 멀티에셋 전략가 Anthi Tsouvali는 “연말까지 미국 주식에 더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유럽 주식에는 이미 좋은 뉴스가 대부분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AI 대장주 vs. 유럽의 빈자리
미국의 엔비디아(Nvidia)는 6월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최초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유럽 최대 시총을 자랑하는 독일 SAP는 3,064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덴마크 제약사 Novo Nordisk는 지난 29일 실적 경고 이후 주가가 약 25% 급락했다.
Societe Generale의 글로벌 주식전략 책임자 Charles de Boissezon은 “미국 기업은 기술업종을 뛰어넘어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고 있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전망과 정책 변수
한편, 유로존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추가 인하를 곧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물시장은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50%로 반영, 2026년 말부터는 오히려 금리 재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배경 지식 —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주로 구성된 대표 지수다. S&P 500은 미국 상장 대형주 500종목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향후 관전 포인트
1) 4분기 유럽 기업 실적이 관세 효과로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 2) ECB의 추가 인하 여지가 사실상 사라질 경우 유로존 경기부양 수단이 충분한지, 3) AI 분야에서 유럽 기업이 반등할 ‘게임 체인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투자자들의 초미 관심사다.
종합하면, 유럽증시는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월가는 AI 슈퍼사이클과 정책 기대를 기반으로 당분간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지역·업종별 위험 분산과 함께 무역정책 리스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