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 부문이 향후 3주 내에 ‘체계적(systemic)’ 제트연료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현재 페르시아 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사태가 계속되면서 유럽으로의 핵심 에너지 수송로가 사실상 차단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배경이다.
2026년 4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AIC-Europe(공항협의회 유럽지부)의 대표인 올리비에 잔코벡(Olivier Jankovec)은 연합 편지에서 현재의 공급 위기가 여름 휴가철 항공 수요를 마비시키고 유럽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편지는 Associated Press(미국 통신사)가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성수기 운항 위험성
잔코벡의 경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 회랑 가운데 하나를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유럽은 원유나 천연가스의 경우 파이프라인과 다변화된 공급원을 통해 즉각적인 위험이 없다는 유럽 에너지연합 태스크포스( Energy Union Task Force ) 측의 평가를 받는 반면, 제트연료(항공유)는 상황이 다르다. 유럽은 특히 중동 정제시설로부터의 해상 직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의 ‘1순위 우려’로 지목된다.
“앞으로 21일 내 해협이 재개통되지 않으면 히드로(히드로=Heathrow), 프랑크푸르트, 스히폴(Schiphol) 등 주요 허브 공항에서 대규모 결항이 발생할 수 있다”
잔코벡은 브뤼셀에 즉각적인 비상조치를 촉구했다. 집단적 항공유 구매 조직화와 대체 공급 경로의 식별을 포함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기는 특히 민감하다. 제트연료는 통상적으로 항공사 영업비용의 20%에서 30%를 차지해 연료비 급등은 운송비 구조와 항공권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1
정제 마진과 시장 변동성
공식적으로 유럽연합은 추가 전략비축유의 방출 필요성에 대해 즉각적 우려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이미 정제 프리미엄(refining premium)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제트연료 크랙(jet fuel cracks)—원유 가격과 정제연료 가격 간의 마진—이 이번 주 다개월 최고치로 치솟았다는 점이 관찰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휴전에 도달하더라도 해협의 ‘무계획적’ 지뢰 매설 상태로 인해 전문 연료 운반선들이 정상적인 공급 스케줄을 재개하는 데 상당한 지연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지연은 단기간의 가격 급등을 넘어서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분석가들의 평가 및 화물 시장 영향
월프 리서치(Wolfe Research)의 산업 분석가는 장기화된 부족 사태가 여객 운항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노동력이 인공지능(AI) 전문 물류로 이동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항공 화물 시장까지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규모 유럽 항공사들 중 상당수는 ‘호르무즈 리스크’에 대한 헤지가 되어 있지 않아 향후 3주가 관리 가능한 가격 급등 수준에 그칠지 아니면 전면적 운영 마비로 치달을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제트연료 크랙(jet fuel cracks)은 원유 가격과 정제 후 제트연료 가격 간의 차이를 일컫는 시장 용어다. 이 지표는 정제공정에서 제트연료가 차지하는 수익성을 보여주며, 값이 커지면 제트연료의 상대적 희소성과 가격 압력을 의미한다.
에너지연합 태스크포스(Energy Union Task Force)는 EU 내 에너지 안보와 공급 다변화 정책을 조율하는 기관적 노력이다. 이들은 파이프라인과 대체 공급원에 기반해 즉각적 위협 여부를 평가하지만, 해상 직송에 크게 의존하는 제트연료 문제는 별개의 리스크를 낳는다.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항공 화물 시장은 재고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물품을 필요할 때 바로 운송하는 공급망 운영 방식을 말한다. 항공 화물은 속도가 생명인 만큼 항공유 공급 차질은 전 산업의 생산·유통 타이밍을 무너뜨릴 수 있다.
실무적·경제적 영향 분석
단기 시나리오(해협이 21일 내 개방되는 경우): 제트연료 가격의 급등은 일시적 유동성 압박을 유발하나, 항공사는 연료비 헤지, 항공권 가격 인상, 운항 스케줄 조정 등을 통해 충격을 부분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다만 성수기 수요가 더해지면 항공권의 즉각적 가격 상승과 좌석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소비자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 시나리오(봉쇄가 21일을 넘어 장기화되는 경우): 항공사들의 운항 차질이 누적되면서 허브 공항 중심의 대규모 결항 및 루트 축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는 관광·호텔·항공물류 연관 산업에 파급되어 지역 경제에 실질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제트연료의 지속적 프리미엄은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구조조정, 운임 인상, 노선 재편 등의 후속 조치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
정책적·시장 대응 가능성
정책 측면에서는 EU 차원의 협력적 구매, 전략비축유(SPR) 일부의 전환 사용 검토, 대체 연료 및 공급선 다변화 촉진이 거론된다. 시장 측면에서는 정제능력의 가동률 조정, 항공유 전용 선박의 안전 확보, 보험료 상승에 따른 운항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보험과 해운 리스크가 확대되면 물류비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져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
현재 상황은 유럽 항공 업계와 관련 산업이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안전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향후 3주가 현실적 분수령이다. 공급 회복이 신속하지 않을 경우 항공 운항 차질은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운송망의 구조적 교란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단기적 시장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 공급망 다변화, 대체 연료 개발 및 정책적 협력이 병행되어야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제트연료의 비용 비중은 항공사별, 노선별로 차이가 있으나 업계 통상치는 본문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