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미국, 주말 내 ‘프레임워크 무역 합의’ 도달 가능성…관세 불확실성 해소 기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수개월간 이어진 무역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U 관료와 외교관들을 인용한 로이터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주말 안으로 ‘프레임워크 무역 합의Framework Trade Deal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가 성사될 경우 유럽 산업계가 직면해 온 관세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유럽 기업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 측의 추가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가격‧납기‧공급망 전략을 수정하며 ‘방어적 경영’을 이어 왔다. 따라서 협상이 타결될 경우 관세 위험 프리미엄(위험을 반영해 책정한 추가 비용)이 축소되며 유럽 제조업체의 실적 흐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EU 소식통에 따르면, 잠정 합의안에는 EU산 전 품목에 대해 일괄 15%의 기준 관세(baseline tariff)를 적용하는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철강·알루미늄 등 특정 품목에는 최대 50%의 관세가 별도로 부과될 수 있어, 해당 산업계는 여전히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 초안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단만 남은 상태”

라고 한 EU 외교관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기자단과 만나 “합의가 타결될 확률은 50대50, 어쩌면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그러나 그는 “브뤼셀(유럽연합) 쪽에서는 합의를 매우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협상 주도권이 미국에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예술’(Art of the Deal) 전략이 막판까지 관세율·비관세 장벽·이행 시기 등을 두고 EU 측 양보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협상 소식통은 “주말 안에 울르즈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스코틀랜드에서 고위급 회동을 가질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회담이 성사된다면, 두 정상은 합의문 문구를 최종 조정하고 서명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여러 차례의 질의에도 “관련 일정에 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 용어 설명: ‘프레임워크 무역 합의’와 ‘기준 관세’

프레임워크 무역 합의’는 일괄적·포괄적인 세부 원칙만 먼저 정한 뒤, 세부 이행 지침은 후속 협상에서 다루는 가변적 합의 방식을 뜻한다. 이 방식은 복잡한 산업별 규정을 즉시 세우기 어렵거나, 정치적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자주 활용된다. 한편 기준 관세(baseline tariff)는 특정 지역‧품목에 예외 없이 일률적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품목별 협상을 줄여 행정 부담을 낮추지만, 세부 산업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 향후 전망과 시장 영향

협상이 타결될 경우 EU 자동차·화학·기계 업종은 25% 수준의 ‘미국 232조 관세’(철강·안보 관세) 우려에서 벗어나 감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대로 미국 내 철강 제조업체는 수입관세가 50%로 상향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유럽 스테인리스·알루미늄 가공업체는 미국 내 공장을 증설해 ‘현지 생산’ 전략으로 대응해 왔으나, 고율 관세가 확정되면 ‘중간재 수출→현지 마무리 공정’ 방식으로 전략을 재차 수정해야 할 전망이다.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양측 모두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보복 관세 등 추가 갈등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EU 관계자는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금리 여건으로 이미 부담이 쌓인 유럽 산업계가 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로이터 소식통들은 이번 협상이 한미·미중 통상 분쟁과 달리 비교적 협상 폭이 좁고 이해관계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합의 가능성 50%’는 실제로는 더 높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기존 합의 내용이 재협상 대상이 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편집자 해설 : 본문에 소개된 관세율·협상 일정은 모두 로이터 통신 및 협상 관계자 발언을 인용한 것이며, 최종 합의 여부·관세 세율은 변동될 수 있다. 투자·비즈니스 판단 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