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무역] 유럽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 전망이 가파르게 상향됐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최근 체결한 프레임워크 무역협정이 관세 불확실성을 일시적으로 완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LSEG I/B/E/S 데이터 기준 유럽 상장사의 평균 주당순이익(EPS)2Q 증가율 전망치는 1주일 전 1.8%에서 3.1%로 높아졌다. 협정 체결 전에는 –0.3% 감소가 예상됐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이번 실적 시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타리프) 정책이 유럽 기업 실적에 미친 영향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시험대다.”
라는 분석이 시장에서 나온다. 관세란 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흑자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전쟁 전략의 일환으로 잦은 관세 부과·연기를 반복해 왔다.
매출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나타났다. LSEG 보고서는 2분기 매출 감소율 전망치가 종전 –3.3%에서 –2.0%로 완화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는 순이익이 3.0% 증가, 매출은 0.8%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관세 위험은 여전히 공존한다. EU 협정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를 비롯한 타국에 대해 최대 39%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EU 협정의 15% 단일 관세율은 다음 달부터 EU산 제품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지만, 일부 품목 관세 인하를 위한 행정명령은 아직 서명되지 않았다고 EU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초 30% 관세 부과를 경고했으나 EU와의 협상 타결로 수위를 낮췄다. 다만 4월 이후 잦은 정책 변경으로 기업들은 여전히 사업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다.
개별 기업 반응도 엇갈린다. 독일 물류 대기업 DHL은 이날 “2025년 핵심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유지하되, 관세 변수는 제외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동차 부품사 콘티넨탈(Continental)은 “트럼프 관세로 중·두 자릿수(수천만 유로)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는 노보 노디스크, 코메르츠방크, 바이엘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관세 영향이 추가로 드러날 전망이다.
범유럽 주가 지수 STOXX 600은 월요일 기준 연초 대비 약 7% 상승했다. ※ 환율: 1달러=0.8545유로
용어 설명Investing 101
· STOXX 600: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로 구성된 대표 지수로, S&P 500의 유럽판이라 할 수 있다.
· 프레임워크 무역협정: ‘세부 협상 이전에 적용되는 1차 관세 체계’를 의미하며, 통상 분쟁 완화나 시장 신뢰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기자 의견·전망
단기적으로 실적 눈높이는 높아졌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협정 외 국가에 대한 고강도 관세 압박을 유지하고 있어 서프라이즈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익 추정치 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데서도 ‘숨은 불확실성’이 읽힌다. 투자자는 실적 발표와 동시에 발표되는 가이던스, 인풋 코스트, 재고 증감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