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00)가 23일(현지시간) 0.18% 하락하며 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기적 매수세가 약화된 데다 EU·미국 간 관세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소식이 유로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달러를 압박했다. 여기에 미국 기존주택 판매가 예상을 웃도는 폭으로 감소해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 달러는 일본과의 무역 합의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인식 속에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EU·미국 관세 인하 가능성이 부상하자 달러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미국 부동산 시장 지표도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6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7% 감소한 393만 채로, -0.7% 감소를 전망한 시장 컨센서스(400만 채)를 크게 밑돌며 9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주택 거래 부진은 가계 소비 둔화를 암시하며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방기금선물(FFR) 가격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4%,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단기적으로는 관망, 하반기 들어 완화기조를 재개할 수 있다는 시장의 시각을 반영한다.
EU·미국, 15% 관세안 윤곽…유로화 2주 최고
EUR/USD 환율은 0.13% 상승해 2주 만의 고점으로 복귀했다. 외교관들의 전언에 따르면 EU와 미국은 대부분의 상호 수입품에 15%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경고했던 30% 관세보다 절반 수준이다.
유로존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4.7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개선되며 4개월 최고치를 기록, 예상치(-15.0)를 웃돌았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2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와 맞물려 유로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왑시장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을 1%로만 반영하고 있다.”
엔화, 미·일 합의·BOJ 매파적 발언에 1주 반 최고
USD/JPY 환율은 0.04% 내렸다. 미국·일본이 15% 관세를 핵심으로 하는 무역협정을 타결한 데다, 우치다 마사자키 일본은행(BOJ) 부총재가 “무역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10년 만기 국채(JGB) 수익률을 1.616%로 끌어올렸다. 이는 16년 만의 최고치다.
다만 일본 집권 자민당(LDP)이 상원에서 과반을 상실함에 따라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화 강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일 협상 주요 내용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늦은 밤 합의를 공식 발표했다. 합의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25%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던 일본산 제품에 15% 관세가 적용된다. 일본은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위해 5,500억 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보잉 항공기 100대 구입, 미국산 쌀 75% 추가 수입, 기타 농산물 80억 달러 구매, 미국 방산업체와의 연간 방위 지출을 140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
금·은, 안전자산 수요 둔화로 하락
8월물 금(GCQ2)은 1.34%(46.1달러) 하락, 9월물 은(SIU2)은 0.13%(0.052달러) 내려 장을 마쳤다. 미·일 합의와 EU·미국 협상 진전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완화, S&P500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달러 약세와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안전자산 수요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 금 ETF 보유량은 전일 기준 2년 만의 최고치를, 은 ETF는 3년 만의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T-note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만기 2~10년 중기 국채로, 글로벌 금리의 지표 역할을 한다.
FOMC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연준의 기준금리와 통화 공급을 결정하는 기구다.
JGB는 일본 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의 약자로, BOJ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다.
스왑시장의 금리 베팅은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시장이 중앙은행의 향후 정책 금리를 얼마나 반영하는지를 추정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