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Diversified Energy Company PLC(티커: DEC) 주가가 17일(현지시간) 장전 거래에서 6.3% 하락했다. 미국 개장 전 전자거래시장에서 기록된 해당 낙폭은,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한 보통주 570만 주를 대규모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즉각적으로 나타난 반응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량 물량 출회에 따른 일시적 오버행 압력과 향후 유통주식수 증가 가능성을 동시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식 매각은 주당 $13.75로 가격이 확정됐다. 이는 전일 종가 대비 소폭 할인된 수준이다. 모두 기존 주주가 보유해 온 구주(舊株)만으로 구성돼 있어, 기업이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경우와 달리 회사의 유입 현금은 ‘0’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매도 주체는 EIG, FS/EIG Advisor, LLC, FS/KKR Advisor, LLC가 운용하는 특정 펀드들이다. 이들 펀드는 장기간 보유해 온 지분을 유동화함으로써 펀드 만기 및 운용 전략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 미즈호(Mizuho)와 레이먼드 제임스(Raymond James)가 공동 북러닝 매니저(joint book-running manager) 겸 대표 주관사를 맡았으며, 씨티그룹(Citigroup)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단기간 내 마무리됐고, 일반 투자자는 제한적으로만 참여 가능하다.
이번 딜을 인수한 주관 증권사들은 30일 동안 동일 가격으로 857,002주를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옵션(통상 ‘그린슈(greenshoe)’라 불림)을 부여받았다. 해당 옵션이 전량 행사될 경우 총 매각 규모는 655만 7,002주로 확대된다. 청산(settlement) 일정은 2025년 9월 18일로 예정돼 있으며, 통상적인 종결 조건을 전제로 변동 가능성은 낮다.
Diversified Employee Benefit Trust는 본 공모 가격으로 75만 주를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총 거래대금은 $10,312,500에 달한다. 이 트러스트는 회사 이사인 랜디 웨이드(Randy Wade)와 연계된 EIG 계열사가 초기 매도인에 포함돼 있어, 회계·공시 기준상 특수관계인 거래(Related-party Transaction)로 분류된다. 규제 당국은 이해상충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한 거래 조건 및 추가 공시를 요구한다.
매각 대상 물량은 2025년 3월 14일에 마감된 Maverick Natural Resources, LLC 인수 건의 대가로 Diversified Energy가 발행했던 주식이다. 당시 회사는 미국 남부 및 중서부 유전·가스전을 보유한 Maverick을 인수하며, 대금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했다. 따라서 이번 2차 공모는 당시 매수 측에 건네졌던 주식이 약 6개월 만에 공개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주가 희석(dilution) 및 수급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2차 공모(Secondary Offering)란 무엇인가?
기업이 신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Primary Offering(신주발행공모)이라 칭한다. 반면, 기존 주주가 보유 중이던 주식을 기관·개인 투자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절차를 Secondary Offering이라 부른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본금 변동이 없으나, 시장 차원에서는 유통 가능한 주식수가 증가하고, 대량 물량이 매도압력으로 작용해 단기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례처럼 회사가 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기존 주주의 엑시트(exit)’라는 부정적 해석이 붙기 쉽다는 점이 투자자 심리의 관건으로 작용한다.
◆ 시장 반응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전문가들은 장전 6%대 하락을 “블록딜 규모 대비 비교적 제한적인 낙폭”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매도 옵션과 Employee Benefit Trust의 실제 매입 규모가 확정될 때까지 단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미국 중견 증권사의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제유가·천연가스 가격이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당 성향이 높은 Diversified Energy의 투자 매력은 견고하다”면서도 “단기 수급 부담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 관계자는 “이번 딜은 EIG 계열 펀드의 펀드 만기 구조조정 차원으로, 회사 펀더멘털과 무관한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다만 “공모가가 전일 종가 대비 할인을 제공하더라도, 일반 투자자가 그 가격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통시장의 실제 체결가는 공모가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용어 해설 및 참고
북러닝 매니저(Book-running Manager) : 기관 수요예측, 공모가 산정, 배정 및 청약을 총괄하는 대표 주관사를 뜻한다.
그린슈 옵션(Greenshoe Option) : 초과배정된 주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주관사가 행사할 수 있는 추가 매수 권한이다.
오버행(Overhang) : 대규모 매물 대기 물량이 존재해 주가가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
특수관계인 거래(Related-party Transaction) : 기업 내부자 및 그들과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 법인 또는 개인 간의 거래를 말하며, 법·규정에 따른 정보공시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