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L 홀딩스 컴퍼니 리미티드(홍콩증권거래소 종목코드 6882.HK)가 창립자 고(故) 위엔 만잉(Yuen Man Ying) 회장의 별세 뒤 맞은 첫 공식 조치로 전면적인 리더십 재편에 나섰다. 회사는 2025년 10월 2일부로 새로운 의장·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보직을 교체한다고 2일 밝혔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번 인선을 통해 창업주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조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의 핵심은 관광업계에서 40년 이상 종사해 온 훤곡춘(Huen Kwok Chuen) 기존 전무이사(Executive Director)를 신임 이사회 의장(Chairman)으로 선임한 것이다. 훤 신임 의장은 1980년대부터 현장과 경영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으로, 그룹 내부에서는 “관광사업 사이클 전반을 이해하는 드문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또한 창립자의 가족이자 10년 넘게 그룹에서 다양한 전략 프로젝트를 맡아온 위엔호이(Yuen Ho Yee) 전무이사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위엔 신임 CEO는 국내외 여행 수요 확대 전략·디지털 전환 프로젝트·현지 파트너십 구축 과제를 주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세대교체와 사업 다각화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재무 및 운영 부문도 전면 개편됐다. 회계·재무 분야 30년 경력을 보유한 량싱차우(Leung Shing Chiu)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됐고, 현장·지원 조직을 모두 경험한 리보펀(Lee Po Fun)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특히 량 CFO는 2025년 9월 1일부터 회사 대표(Authorized Representative) 및 소송서류 송달대리인(Process Agent)을 겸임한다. 이는 홍콩 증권상장규정에서 정한 요건으로, 상장사가 당국 및 이해관계자와 공식 소통 창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정하는 역할이다.
외부 독립성이 요구되는 이사회 구성도 강화됐다. 왕라이밍(Wong Lai Ming) 독립비상근이사(Independent Non-Executive Director)는 지명위원회(Nomination Committee)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 조치는 독립 이사가 지명위원회를 주도하도록 한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규정을 충족해 거버넌스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진 인사 세부 내역
• 훤곡춘 – 신임 의장(Chairman)
• 위엔호이 – 신임 최고경영자(CEO)
• 량싱차우 –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Authorized Representative·Process Agent(2025년 9월 1일 발효)
• 리보펀 – 신임 최고운영책임자(COO)
• 왕라이밍 – 지명위원회 위원장(INED)
“이번 임명은 그룹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다.” — EGL 홀딩스 이사회
이사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각 임원은 업계에서 입증된 전문성과 오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창업주의 비전 아래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할 적임자”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주가 동향도 주목된다. 6882.HK는 인사 발표 전 거래일 기준 0.560 홍콩달러에 마감했다. 향후 시장은 새 경영진의 전략을 주가에 반영할 전망이다.
용어·제도 해설
Authorized Representative는 홍콩 상장사가 규제기관·투자자와 소통할 때 지정하는 공식 창구다. Process Agent는 해외 소송이나 계약상의 문서를 대신 수령·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두 직책은 경영진 중 재무·법무 이해도가 높은 임원이 맡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독립비상근이사(INED)는 회사와 이해상충이 없는 외부 전문가로, 이사회 내 견제 장치로 작동한다. 지명위원회 위원장을 INED가 맡으면 경영진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
관광업은 팬데믹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항공·숙박 가격 변동성, 인력 수급난 등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 건전성과 운영 효율을 총괄할 CFO·CO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훤곡춘 의장은 장기간 현장 경험을 통해 고객 니즈와 상품 기획 노하우를 갖춘 ‘산업형 리더’로 꼽힌다. 반면 위엔호이 CEO는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로, 디지털 전환과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추구해 왔다. 두 리더가 세대·역할을 분담해 ‘전통+혁신’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규 경영진이 자본시장과 적극 소통하고, 여행 수요 회복기를 활용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면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거시경제 불확실성, 미·중 관계, 환율 변동 등 외부 변수도 여전히 상존한다.
한편 EGL 홀딩스는 1980년대 설립 이후 패키지투어·테마여행·기업 인센티브 투어 등을 제공하며, 홍콩·마카오·중국 본토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 왔다. 창립자 위엔 만잉은 ‘중화권 여행 산업 선구자’로 불리며 2025년 별세 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번 인사는 ‘포스트 창업주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새 경영진이 규제·시장·소비 패러다임 변화에 얼마나 신속히 대응하느냐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