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자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파비오 파네타(Fabio Panetta)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이 어느 쪽으로든 상당하다고 경고하면서, 저가의 중국산 수입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2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발언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Assiom‑Forex 금융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연설문 내용이다. 파네타는 연설문에서 2026년 초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크게 둔화된 점을 지적하며, 3월에 발표될 ECB 직원들의 새로운 경제 전망이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추가적인 판단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방과 하방의 인플레이션 위험은 모두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통화정책은 중기적 전망에 기반을 두고 데이터와 그 데이터가 인플레이션 및 성장에 미치는 함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유연한 접근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네타는 또 “통화정책은 중기적 전망에 고정되어야 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포괄적 평가를 바탕으로 유연한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6년 1월 16개월 만의 최저치인 1.7%로 떨어져 ECB 목표치인 2%를 하회했다. 이 같은 둔화는 일부 정책결정자들로 하여금 물가 상승률이 과도하게 둔화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촉발했다. 파네타는 이번 인플레이션 하락이 “중기 평가를 크게 바꾸지는 않지만, 모니터링해야 할 여러 측면을 부각시킨다”고 평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추세이다.”
파네타는 중국산 상품의 유로존 수입량이 2024년 초 이후 물량 기준으로 약 27% 증가했고, 그 가격은 약 8%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현상이 중국과 경쟁하는 상품의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이미 가시적이며 일부 품목에서 중국 경쟁에 노출된 상품의 가격 상승률이 다른 품목보다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효과가 향후 몇 달간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네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적인 하방 위험으로는 유로화의 추가 강세나 금융시장의 조정 가능성(기업 주식과 채권이 경제적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위험)을 지적했다. 반대로 에너지 시장은 지정학적 긴장에 계속 노출되어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글로벌 공급망의 추가 분열이 투입비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물가가 하락(디플레이션)하는 것과는 구별된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 ECB 집행이사회·통화정책 관련 용어: ECB 집행이사회(또는 통화정책 결정기구)는 유로존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매회 경제지표와 전망을 바탕으로 기준금리·자산매입 정책 등 통화정책 수단을 평가·조정한다.
전문가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첫째, 중국산 수입의 확대와 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 물가 지표, 특히 상품 가격 지수에 하향 압력을 가한다. 이는 단기간의 CPI(소비자물가지수) 둔화로 이어지며, 통계상 전체 인플레이션율을 끌어내린다. 다만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노동비용과 임금동향에 더 민감해 상대적으로 둔감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중국산 경쟁이 지속되면 유로존 내 제조업체의 마진 압박이 심화되어 기업 이익률과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생산자 대 소비자 가격 전달구조를 변화시켜 공급 측면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여지가 있다.
정책적 함의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단기적·일시적 둔화라면 ECB는 3월의 새로운 전망과 연속적인 데이터 흐름을 관찰하면서 금리정책을 당장 변경하지 않고 관망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만약 중국발 수입효과가 광범위하게 지속되어 핵심적인 물가지표(core inflation)가 장기적으로 목표치(2%)를 밑돌면, 정책당국은 완화적 접근(금리인하 또는 완화적 신호)을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 분절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우세해지면, ECB는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적 기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유로화 강세가 수입물가를 추가로 낮추는 경로로 작용할 수 있어 수출경쟁력 약화와 함께 통화정책의 딜레마를 심화시킨다. 또한 기업 주식과 채권시장의 과대평가·과소평가 여부는 금융여건의 변동성을 통해 실물경제에 재차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ECB는 금리·유동성·대화 신호 등 다층적 수단을 통해 리스크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결론
파네타의 발언은 현재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단순한 통계적 일시현상인지, 아니면 보다 구조적인 변화의 신호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6년 3월에 발표될 ECB 직원들의 경제전망과 이후 공개되는 물가·노동시장 지표가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정책 당국과 시장 모두는 중국산 수입 동향, 유로화 환율, 에너지·원자재 가격 및 금융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