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전문가 설문, 유로존 물가 ‘2% 목표 근접’ 전망…성장률은 잠재치로 완만 회복

프랑크푸르트 발(Frankfurt)—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분기별 전문가 예측 조사(Survey of Professional Forecasters·SPF) 결과,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ECB 목표치인 2% 안팎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025년 10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SPF는 2026년 물가상승률을 1.8%로, 2027년을 2.0%로 예상했다. 이는 세 달 전 동일 조사와 동일한 값이며, ECB 내부 경제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장기(2030년) 물가전망도 2.0%로 바뀌지 않았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는데, 그 배경에 바로 이러한 ‘목표치 부근의 물가 안정 경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ECB 집행이사회는 ‘물가 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를 웃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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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추이 세부 내용

“10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로 둔화될 것이며 2026년 초에는 한때 1.6%까지 하락한 뒤 2027년 중반 2%로 복귀할 것” — ECB 내부 전망

이에 따라 시장은 물가가 목표치를 하회하는 구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SPF 응답자들은 ‘에너지 및 식품 기저효과가 소멸될 경우’ 물가 지표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 성장률 전망: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점진적 회복

성장률은 2025년 1.2%에서 2026년 1.1%로 소폭 둔화한 뒤, 2027년 1.4%로 반등할 것으로 제시됐다. 장기 성장률(2030년 기준)도 1.3% 수준으로 추정돼, 잠재성장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 SPF가 중요한 이유

SPF는 유럽 전역의 경제학자·시장전문가·연구기관이 제출한 예측을 집계해 ECB가 통화정책을 설계할 때 참고하는 ‘선행 시그널’이다. 단일모형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견해를 반영하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대한 민감도·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 정책 시사점과 시장 반응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동결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경로가 목표 수준에 근접해 있는 만큼, ECB가 서둘러 긴축을 추가로 단행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논리다. 반면 일부 채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중반 물가 반등’ 가능성을 근거로 2026년 이전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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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채 수급 측면에서 ‘물가 안정 → 실질금리 상승’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남유럽 국가들의 차입비용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ECB 내에서도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재투자 정책, 혹은 추가 유동성 지원 장치 유지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 용어 풀이

인플레이션(Inflation)은 물가가 전반적으로 지속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은 일반적으로 2% 내외를 ‘가격안정·성장 균형점’으로 본다.

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은 노동·자본·기술 등 경제 생산요소가 최대한 활용될 때 달성 가능한 장기 평균 성장률을 뜻한다.

● 전문가 시각

물가와 성장 전망이 모두 전분기와 동일하다는 점은,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와 에너지 가격 안정세가 유로존 경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시사한다. 다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리스크)과 기후변화 대응 비용은 잠재적 상방 리스크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ECB는 ‘신중한 비둘기파’ 스탠스를 유지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화정책 미세조정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