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스웨덴 주요 은행인 SEB AB와 Swedbank AB의 발틱(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사업부에서 사용되는 내부 리스크 모델에 중대한 결함을 확인했다.
2025년 12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ECB는 양행이 발틱 지역에서 운영하는 내부 모델의 결함을 파악했고, 이에 따라 두 은행은 단기적·장기적 조치를 모두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ECB는 SEB와 Swedbank의 발틱 지역 내부 모델이 자본요건 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번 결함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 SEB Baltics에 대해서는 2025년 4월 ECB가 내부 모형 요건 위반을 이유로 €1.24 million(미화 $1.46 million)의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ECB는 해당 문제를 스웨덴의 감독당국인 스웨덴 금융감독청(Swedish Financial Supervisory Authority)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두 은행은 이미 광범위한 리스크 모델 업데이트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Swedbank는 2025년 10월, 유럽은행청(EBA)의 지침과 규제 변경에 대응해 새로운 내부 신용평가기반모형(IRB, Internal Ratings-Based models) 적용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웨덴 금융감독청 대변인은 “감독하에 있는 은행들이 내부 리스크 모델을 포함한 규제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검토한다”고 밝혔다.
내부 리스크 모델과 IRB(내부 신용평가기반 모형)란?
일반적으로 은행은 대출·신용공여 등에서 발생하는 신용위험을 측정하기 위해 내부 리스크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차주의 신용등급, 부도확률(PD, Probability of Default), 손실률(LGD, Loss Given Default) 등 다양한 변수와 통계적 추정을 통해 산정되며, 산출된 값은 자기자본비율 및 규제상 자본요건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IRB 방식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운용하는 신용리스크 측정체계로, 규제당국의 승인 하에 사용된다. 그러나 모델의 정확성·과거 데이터의 적절성·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견고성 등이 부족하면 자본이 과소평가되거나 과대평가되어 금융안정과 규제 준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번 발견의 의미와 향후 영향 분석
첫째, 규제·자본요건 측면에서의 즉각적 파급이 우려된다. 내부 모델의 결함이 확인되면 규제당국은 해당 모델의 사용 제한, 보완 요구, 또는 외부 표준모형 적용 명령 등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은행들은 단기적으로 규제상 요구되는 추가 자본을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자본 증가 조치(예: 내부 유보 확대, 자본 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등)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출·영업 행위 측면에서의 영향이다. 내부 모델 변경이나 사용 제한은 발틱 지역에서의 대출 한도·심사 기준 강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해당 지역의 기업·가계에 대한 신용공급을 축소시켜 지역 경제 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발틱 국가들은 유로존 회원국으로 ECB의 규제 영향이 직접적이라는 점에서 지역 금융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셋째, 신뢰도·평판 리스크의 확대다. 규제 위반 또는 모델 결함 이슈는 투자자·예금주·거래상대방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 또는 예금 유출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미 SEB Baltics에 부과된 €1.24 million의 과태료는 금액 자체보다는 감독기관의 제재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넷째, 시장 반응 관점에서는 관련 은행의 주가·채권 스프레드에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내부 모델 문제는 자본 적정성의 불확실성을 키우므로 투자자들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은행이 모델을 보완하고 감독당국의 요구를 충족하면 시장의 우려는 완화될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유럽내 금융감독은 지역별·국가별 감독권한의 경계와 조정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분야다. ECB가 비(非)주요 감독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발틱 지역에 대한 감독을 수행하는 이유는 세 국가가 유로존 회원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국제적 감독 협력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며, 향후 유사 사례 발생 시 감독당국 간 정보공유·조치조정이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 설명: 감독권과 역할
ECB는 유로존 내 시스템적 중요 은행 및 유로존 회원국의 금융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직접 감독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스웨덴은 유로존 국가가 아니므로 ECB가 스웨덴 본국의 주요 감독기관은 아니다. 그럼에도 발틱 3국이 유로존 회원인 점에서 ECB는 해당 지역에서 운영하는 외국계 은행의 활동에 대해 감독·검열을 할 권한을 갖는다. 따라서 본 사안은 감독권의 국제적 복합성과 규제 적용의 교차성(cross-jurisdictional)이 결합된 사례로 이해되어야 한다.
결론
이번 ECB의 발견은 글로벌 금융규제 환경에서 내부 리스크 모델의 정확성과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시켜준다. SEB와 Swedbank는 발틱 지역에서의 내부 모델 결함에 대해 단기·장기 조치를 약속했으며, 스웨덴 금융감독청은 해당 은행들의 규제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향후 해당 은행들이 모델을 개선하고 규제당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발틱 지역 금융시장과 은행의 자본구조, 신용공급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