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 – 유럽 주요 지수가 11일(목) 장 초반 제한적인 상승세로 출발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했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분(현지 시각 03:05 ET) 독일 DAX 지수는 0.1% 올랐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3% 상승했으며, 영국 FTSE100 지수도 0.3% 강세를 보였다.
ECB 회의, 시장의 스포트라이트
투자자들의 시선은 모두 프랑크푸르트로 향해 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동결을 유력하게 예상한다. ECB는 올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2%로 절반 수준으로 인하한 뒤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부근으로 안정되고 성장세가 안정을 찾은 결과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미 낮은 성장률과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ECB가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구체적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용어 설명: 금리 동결이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조치다. 인플레이션, 성장률, 환율, 고용 등 다수 지표를 종합해 결정한다.
미국 CPI 발표 임박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회의를 앞두고 발표될 8월 CPI는 헤드라인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9%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근원 CPI는 3.1%로 전망된다. 시장은 0.25%p 기준금리 인하를 이미 100% 이상 반영하고 있어, 지표가 크게 높게 나오지 않는 한 인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다만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0.50%p 인하 기대도 일부 살아났다. 만약 CPI가 예상치를 웃돌면 이러한 베팅은 조정될 전망이다.
기업 뉴스: 에너지안의 대규모 계약
실적 시즌이 비교적 한산한 가운데, 에너지안 오일&가스(LON: ENOG)는 2025년 상반기에 4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가스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20년간 누적 계약 매출이 약 200억 달러로 확대됐다.
※참고: 에너지안은 지중해 동부 해상 가스전을 개발·운영하는 영국계 석유·가스 기업이다.
국제 유가: 미국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
국제유가는 미국 내 수요 둔화 우려로 소폭 밀렸다. 같은 시각 브렌트유 11월물은 0.1% 내린 배럴당 67.4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0.2% 하락한 63.57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월 5일 주간 원유 재고는 390만 배럴 증가해 시장 예상치(10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상회했다. 휘발유 재고도 150만 배럴 늘어 예상(20만 배럴 감소)을 빗나갔다. 이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과 맞물려 수요 우려를 키웠다.
다만 전일에는 러시아·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로 배럴당 1달러 이상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유가는 이달 초 3개월 최저치를 찍은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망 및 분석
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비둘기파(완화 선호)적” 메시지를 통해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둘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유럽 경기 회복이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 정치 불안, 독일 제조업 지표 부진, 이탈리아 재정 리스크 등 복합 변수가 상존한다.
미국의 경우, 6월 이후 일부 서비스 물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난다. 그러나 주택 임대료와 의료 서비스 등 구조적 요인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Fed가 오는 17~18일 회의에서 25bp를 인하한 뒤에도 연내 추가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는 이번 CPI 결과와 이후 발표될 PCE 물가에 달려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까지 박스권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럽 증시가 미·중 무역 협상이나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 외생 변수에 민감하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금리·물가·유가’ 삼각 구도 주목
결국 시장의 단기 방향성은 ECB 스탠스, 미국 CPI, 국제 유가라는 삼각 구도가 결정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각종 경제 지표와 중앙은행 발언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유로 환율과 달러 인덱스도 함께 움직이므로, 국내 투자자들은 환 헤지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관련 ETF 및 선물·옵션 상품의 변동 위험도 상승할 수 있다.
기자 견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지만, ECB와 Fed의 정책 방향이 경기 둔화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중장기적 리스크 완충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