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위원인 마르틴스 카작스(Martins Kazaks)는 금요일 블로그 글에서 유로화의 의미 있는 절상은 통화정책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카작스 위원은 ECB 정책결정기구인 총재이사회(Governing Council)가 특정 환율 목표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상당하고 빠른 속도의 유로화 강세는 경쟁력 약화와 경제활동 둔화를 통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낮출 수 있으며, 따라서 통화정책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카작스는 유로-달러 환율이 최근 몇 달간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해 왔다고 지적하면서,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절상이 발생한 시점은 2025년 2분기였으며 그 절상이 현재로서는 영구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환율 변동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정점 효과는 시간 지연(time lags) 때문에 봄에야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작스는 이 같은 환율 영향이 이미 ECB의 기본 전망(baseline forecast)에 반영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중앙은행은 목요일에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총재는 금리 발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달러가 급락한 이후 총재이사회가 환율 움직임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라가르드는 통화에 관해 “ECB는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최근 몇 달간 큰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용어 설명
총재이사회(Governing Council)는 유럽중앙은행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로, 통화정책(예: 기준금리 결정)을 관장한다. 환율의 인플레이션 영향은 수입품 가격, 수출 경쟁력 및 총수요(aggregate demand)를 통해 전달된다. 또한 시간 지연(time lags)이란 통화정책 또는 환율 변동이 실제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지연 때문에 정책 결정자는 즉각적인 효과 대신 향후 수개월에 걸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카작스의 논지 요약
카작스는 핵심적으로 세 가지 점을 제시했다: 첫째, ECB는 환율 목표를 직접 추구하지 않는다. 둘째, 그러나 상당한 규모의 빠른 유로 강세는 경쟁력 약화와 경제활동 둔화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고 이는 통화정책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최근의 환율 변동은 현재로서는 비교적 제한적이지만, 2025년 2분기의 절상은 눈에 띄며 그 영향은 향후 몇 달(특히 봄)에 걸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책적 함의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우선, 유로화의 큰 폭 절상은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저하시켜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국내 생산 및 고용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수요 측면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이러한 외부 충격이 국내 인플레이션 경로를 하향 수정할 근거가 되므로, 물가안정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여지가 생긴다.
다음으로, 정책 대응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채널로 상정할 수 있다. 하나는 정책 금리 조정을 통한 전통적 수단이고, 다른 하나는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시장안정화다. 유로 강세가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을 뚜렷하게 강화할 경우, ECB는 금리 인하 시점을 빨리 잡을 유인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강세가 일시적이거나 경제활동 둔화가 심하지 않을 경우 ECB는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거나 향후 의사소통을 통해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은행·금융시장 영향을 고려할 때, 유로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유로 자산의 가치 상승을 의미하므로 단기적으로는 자본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수출 중심 기업의 실적 악화와 연계된 신용리스크 확대로 장기적으로는 금융안정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ECB는 환율 동향을 단기적 시장 변동성과 중장기 펀더멘털 변화로 구분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전망 및 시나리오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로화가 점진적으로 절상되는 경우 ECB의 기본 전망에 이미 반영되어 있는 만큼 즉각적 정책 변화 없이 관망이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단기간에 상당한 폭의 절상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 하방 리스크가 커져 통화정책 완화(예: 금리 인하 시점 당김) 또는 긴축 계획의 연기 등 대응이 검토될 수 있다. 셋째, 절상이 수출·성장에 미미한 영향을 주거나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가계구매력이 개선된다면 경기 회복 기대를 뒷받침할 여지도 있어, 이 경우 ECB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들은 단계적 모니터링과 데이터 의존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환율 변동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언제,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카작스가 언급한 것처럼 시간지연으로 인한 봄의 가시화는 정책결정 시점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결론
결국 카작스의 메시지는 환율이 ECB의 통화정책 고려사항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CB는 특정 환율 목표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유로화의 급격한 변동성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실질적으로 변경시킬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이번 발언은 정책 당국이 환율 움직임을 단순한 시장 이벤트가 아닌 실물경제와 물가에 연결된 변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