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E 원자로 시범 사업 3건 수주… 오클로 주가 3.7% 상승

미국 차세대 원전(원자로) 기술 기업 오클로(Oklo Inc., 뉴욕증권거래소: OKLO)와 자회사 아토믹 앨케미(Atomic Alchemy Inc.)가 미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DOE)의 ‘원자로 파일럿 프로그램(Reactor Pilot Program)’ 에서 총 3건의 프로젝트를 따내며, 2025년 8월 13일(현지시각) 주가가 3.7% 상승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선정으로 오클로는 두 건의 원자로 시범 프로젝트를, 자회사 아토믹 앨케미는 한 건을 각각 확보했다. 신설된 ‘원자로 파일럿 프로그램’은 2026년 7월 4일(미국 건국 250주년)까지 최소 3기의 시험 원자로에서 임계 상태(criticality) 달성을 목표로 한다.

임계 상태란 원자로 내부에서 연속적인 핵분열 반응이 스스로 유지될 수 있는 최소 조건이 충족된 상태를 뜻한다. 다시 말해, 연쇄 반응이 ‘자립’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 선정 의미와 기대 효과

오클로는 이번 선정으로 배치(Deployment) 일정 단축장기 상업 인허가 준비에 필요한 운영 데이터를 보다 빨리 확보할 수 있게 됐다. DOE는 2025년 5월 발표된 행정명령(Executive Orders)에 근거해, 원전 인허가 절차를 현대화·간소화하는 종합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 역시 그 일환이며, 민관(民官) 협력을 통해 혁신 기술의 실증과 상용화 준비를 병행한다.

오클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이컵 드위트(Jacob DeWitte)는 “이번 선정은 DOE가 새로운 원전을 짓는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며 “지금이 바로 미국의 핵(原) 혁신을 가속화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로그램이 부여하는 시간적 압박감(time pressure)은 우리가 직면한 에너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원자로 파일럿 프로그램, 무엇이 다른가?

DOE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 원자로(Test Reactor)’—연구·개발(R&D)을 목적으로 설계된 소형 또는 중형 원자로—의 임계 달성을 공식 검증하고, 이후 상용로로 확장·전환하는 절차를 사전에 점검한다. 다시 말해, 사업 초기 단계에서 운전 데이터를 확보·공유함으로써 대형 프로젝트로의 전환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오클로는 이미 소형 모듈 원자로(SMR)와 고체연료 기반의 고속로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자회사 아토믹 앨케미는 실험용 핵연료 생산에 특화돼 있다. 이번 선정으로 두 회사는 각각의 기술·인프라를 통합해 시험로 설계, 연료 공급, 운영, 데이터 수집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할 전망이다.


■ 주가·시장 반응

인베스팅닷컴 집계 기준, 발표 직후 OKLO 주가는 전일 대비 3.7%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은 상용화 가속 기대장기 성장 스토리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재무 지원 규모나 각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수익 구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 분석가들은 “DOE가 일정표를 명확히 제시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였다”고 평가하지만, 원전 분야 특유의 규제 리스크, 연료 공급망 관리, 주민 수용성 확보 등 해결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 용어 설명 및 배경

임계(Criticality)원자력 발전이 ‘시동’이 걸리는 순간이다. 중성자(neutron) 수가 일정하며, 핵분열 반응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단위시간당 핵분열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상 임계’가 돼야 안정적인 출력 조절이 가능하다.

시험 원자로(Test Reactor)신규 연료, 재료 또는 원자로 설계를 검증하기 위해 운용되는 소규모 연구용 원자로다. 상업용 발전이 목적이 아닌 만큼, 상대적으로 작은 출력과 유연한 설계·운영 조건을 갖춘다.

소형 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출력 300메가와트(MWe) 이하 급으로,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 조립·설치할 수 있는 차세대 원전 모델이다. 규모 경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건설 기간·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향후 일정

DOE는 “2026년 7월 4일까지 최소 3기의 시험로가 임계 달성에 성공해야 한다”는 명확한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오클로와 아토믹 앨케미는 이에 맞춰 설계 검증, 연료 제조, 현장 설치, 초기 시운전(Startup) 등의 세부 일정을 수립 중이다. 기업 측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분기별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에너지 안보 확보, 탈탄소화 가속,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의 파급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여러 주(州)가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부지를 SMR 부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만큼, 이번 실증 결과가 향후 정책 결정의 핵심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 결론

DOE의 원자로 파일럿 프로그램은 ‘새로운 원전 건설 시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오클로와 자회사가 확보한 세 건의 프로젝트는 기술 실증을 넘어, 미국이 글로벌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에 따른 OKLO 주가 상승은 시장이 정책·규제 측면의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음을 방증한다.

향후 시험 원자로가 계획대로 임계 달성에 성공할 경우, 2030년대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다수의 SMR 프로젝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안전 규제, 비용 관리, 사회적 수용성 같은 구조적 과제의 해소가 병행돼야만 ‘새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정책 당국 모두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