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대표 지수인 DAX가 14일(현지시간) 장 초반 0.4% 상승하며 전 거래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유럽·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earnings season)과 경제지표 흐름, 그리고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회담 일정이다. 지정학적 변수와 통화정책 전망이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는 비교적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DAX는 한국 시각 오후 6시 40분 기준 95.76포인트 상승한 24,285.67을 기록 중이다.
업종·종목별 동향
대형 부동산주 보노비아(Vonovia)가 2.7% 올랐고, 방산·자동차 부품 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도 2% 상승했다. MTU 에어로 엔진스와 코메르츠방크 역시 각각 1.75%, 1.65%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 알리안츠,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스, 지멘스, 도이체방크, 프레지니우스, 콘티넨탈, 포르쉐 오토모빌 홀딩,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등이 0.4%~1% 범위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실적 쇼크로 하락 압력
전력회사 RWE는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의 41억1,000만 유로에서 14억5,000만 유로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도 5.52유로에서 1.98유로로 추락했다. 이 소식 이후 RWE 주가는 3.7% 하락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잘란도(Zalando)는 1.9%, 브렌탁(Brenntag)은 1.3% 내렸다. 도이체 포스트와 E.ON도 각각 1.1%, 1.05% 약세를 보였다. 아디다스, 뮤닉 RE, 지멘스 에너지, 하노버 RE는 0.5%~1%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티센크루프(Thyssenkrupp)는 회계연도 3분기에 2억7,800만 유로의 순손실을 내면서 7% 이상 급락했다. 전년 동기 순손실 5,400만 유로와 비교해 적자 폭이 커졌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HelloFresh의 충격적 실적도 관심사다. 2025년 2분기 매출이 17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16% 가까이 폭락했다. 다만 회사는 기존 7,500만 유로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1억 유로 추가해 총 1억7,500만 유로로 확대하고, 만료 시점을 2026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경·용어 해설*
*DAX는 독일 증권거래소(Deutsche Bör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독일 경제의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EPS(주당순이익)는 기업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 또한 Share Buyback(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사들여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으로, 주가 부양 및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쓰인다.
시장 전망과 전문가 시각
연준의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5.25%~5.50% 범위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일부 투자은행(IB) 리포트를 통해 제기됐다. 만약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증시는 유동성 랠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노동시장과 소비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만큼, 무조건적인 긴축 전환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경고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은 에너지·군사·통상 이슈를 둘러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과 유럽 내 전력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며, 이는 RWE·E.ON 같은 유틸리티주의 실적 가이던스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스탠스 변화와 지정학적 이벤트가 맞물리는 구간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독일 기업 실적은 대체로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이를 웃도는 경우가 많아, DAX의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프랑크푸르트 소재 자산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결론
DAX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와 양호한 대형주 실적에 힘입어 박스권 상단을 재차 시험하고 있다. 그러나 RWE·Thyssenkrupp·HelloFresh의 예에서 보듯, 개별 종목 실적 변동성은 여전히 상당하다. 투자자들은 기업별 펀더멘털과 거시 변수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