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데이비드슨, 세일즈포스 투자의견 상향…“둔화 이미 주가에 반영”

세일즈포스(Salesforce)에 대한 월가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 미 증권사 DA 데이비드슨(DA Davidson)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일즈포스 주식을 ‘언더퍼폼(Underperform)’에서 ‘뉴트럴(Neutral)’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하락한 주가가 핵심 사업 성장세 둔화경쟁 심화라는 악재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판단에서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의견 변경은 세일즈포스가 올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종 지수 대비 약 50%p 뒤처진 주가 흐름을 보인데다, 5월 말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추가로 27%p가량 밀려났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DA 데이비드슨은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 배경엔 단기적 반등 동력 부족, 그리고 핵심 고객층을 겨냥한 경쟁사들의 공세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 주가 수준은 이미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를 가격에 반영했다” — DA 데이비드슨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225로 유지했다. 이는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18.5배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값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세일즈포스 내부 효율화와 비용 관리가 이뤄질 경우, 주가가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주 행동주의(Activist Investor) 재점화 가능성도 주가 촉매로 언급됐다. 스타보드 밸류(Starboard Value)가 지난 분기 지분을 47% 늘린 점에 주목, DA 데이비드슨은 “행동주의 압력이 재부각될 경우 경영진이 마진 개선무분별한 인수·합병 일시 중단에 집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일즈포스 본사 전경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전략도 보고서의 핵심 이슈다. 세일즈포스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역량을 결집해 이 플랫폼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DA 데이비드슨은 “데이터 사일로* 문제와 비용 구조 가시성 부족이 걸림돌”이라며 도입 시점이 지나치게 이르다고 평가했다. *데이터 사일로: 부서별로 데이터가 고립돼 공유되지 않는 현상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에이전트포스 확장이 오히려 영업·서비스·마케팅 클라우드의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회계연도 매출 증가율 8%, 2027년 7%로 내다봤다. 이는 인포매티카(Informatica) 실적 편입을 제외한 수치다.

전문가 시각
기자 역시 세일즈포스의 핵심 경쟁력인 CRM(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데 주목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나믹스 365, 오라클 CX 클라우드 등 대형 업체뿐만 아니라,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허브스팟 등 중형 SaaS 기업의 약진이 거세다. 이 과정에서 세일즈포스는 가격 경쟁력생태계 결속력을 동시에 강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다만, 클라우드·AI 전환이 장기적으로 필수적인 기업 전략이라는 점에서 세일즈포스의 MuleSoft(통합 플랫폼), Tableau(데이터 시각화) 등 인수 자산이 제공하는 엔드 투 엔드 통합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이들 자산 간 시너지 극대화를 촉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지수

용어·배경 설명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고객 응대 자동화, 영업 문서 작성, 마케팅 캠페인 최적화 등에 나서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Activist Investing)는 기업 지분을 확보한 뒤, 배당 확대·사업 구조조정·인수합병 중단 등 경영 변화를 요구해 주주가치 제고를 추구하는 전략을 뜻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에이전트포스 상용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매출 성장률 전망치 상향 가능성이 있다. 둘째, 행동주의 펀드의 추가 지분 매입 움직임이 나타나면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긍정적 변화가 시사될 수 있다. 셋째, 경쟁 업체의 AI·CRM 결합 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세일즈포스의 방어적 M&A가 단기에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DA 데이비드슨의 ‘뉴트럴’ 상향은 세일즈포스 주가가 단기 과매도 구간을 벗어날 수 있다는 신호이자,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를 어느 정도 소화했다는 시장 공감대 형성을 시사한다. 다만, 핵심 사업 재가속AI 플랫폼 수익화가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변동성 높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