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S, 3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보험 사업 회복 힘입어 연간 가이던스 상향

미국 최대 종합 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하나인 CVS헬스(CVS Health)가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10월 2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CVS헬스는 이번 분기에 조정 주당순이익(EPS) 1.60달러매출 1,02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각각 1.37달러·988억5,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데이비드 조이너(David Joyner) 체제에서 맞이한 첫 회계 연도 마감 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는 전임 CEO 캐런 린치(Karen Lynch) 시절 침체됐던 수익성과 주가 흐름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영진 재편전사적 비용 절감 등의 고강도 전략을 펼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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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핵심 지표

CVS는 회계 기준상 39억9,000만 달러의 순손실(주당 –3.13달러)을 보고했다. 이는 헬스케어 서비스 부문 산하 ‘헬스케어 딜리버리(Health Care Delivery)’ 실적 악화에 따라 57억 달러 규모의 영업권(굿윌) 손상차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굿윌 손상차손은 인수합병으로 장부에 계상된 무형자산 가치가 실제 수익 창출력에 미치지 못할 때 회계상 손실로 인식하는 항목이다. CVS는 2026년 이후 개설 예정이던 일부 1차 진료 클리닉(오크스트리트 헬스, Oak Street Health) 확장을 축소하고, 성과가 부진한 16개 클리닉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비경상 항목을 제외한 조정 EPS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실적의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CVS는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beat and raise)’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2025회계연도 조정 EPS 가이던스를 6.30~6.40달러에서 6.55~6.6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사업 부문별 성과

1) 보험 부문(Aetna)
매출 359억9,000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9%↑)를 달성했다. 핵심 지표인 의료비 지출 대비 보험료 수입 비율(Medical Benefit Ratio, MBR)은 92.8%로, 전년 95.2%에서 크게 개선됐다. MBR은 낮을수록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 대비 보험료 수익이 많다는 의미로, 수익성 강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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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MBR은 ‘경과손해율’과 유사한 개념으로, 100% 이상이면 보험료 수입보다 의료비 지출이 커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2) 약국·소비자 헬스 부문
리테일 약국과 소비재를 담당하는 이 부문은 매출 362억1,000만 달러(11.7%↑)를 기록했다. 처방 건수 증가라이드에이드(Rite Aid)로부터 인수한 처방전 유입이 호재로 작용했으나, ‘약국 환급(Reimbursement) 단가 압박’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일부 상쇄했다.

3) 헬스 서비스 부문(Caremark 등)
매출은 492억7,000만 달러(11.6%↑)로 집계됐다. PBM(Pharmacy Benefit Manager) 사업자인 케어마크(Caremark)가 제조사와의 약가 협상력을 강화하면서 실적 확장을 이끌었다.


경영진 발언 및 전략

“3개 분기 연속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이며, 4분기 역시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데이비드 조이너 CEO

조이너 CEO는 보험 부문 회복뿐 아니라 PBM 사업의 ‘우호적 세일즈 시즌’을 주요 실적 견인 요소로 꼽았다. 그는 또한 “가치 기반 진료(Value-Based Care)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오크스트리트 헬스의 운영 효율화가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 기반 진료란 의료서비스의 양이 아닌 환자 건강 성과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모델로, 미국 의료계의 구조적 비용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핵심 대안으로 꼽힌다.


시장 및 정책 환경

CVS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시행에 따른 메디케어 파트D 부문의 프리미엄 변화가 보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령자 처방약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 약가 상한선 설정 등 제도 개편 효과가 보험 가입자 확대와 수익 다변화로 연결된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뤄졌던 시니어 계층의 수술·시술 수요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보험금 지급 부담이 지속됐으나, 이번 분기부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CVS의 핵심 사업인 PBM·보험·리테일 약국 포트폴리오가 상호 보완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약가 투명성 규제 강화와 온라인 약국 경쟁 심화가 장기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특히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 공룡의 디지털 헬스 진출은 리테일 약국 채널 의존도가 높은 CVS에게 구조적 도전 요인이다. 이에 대해 CVS는 디지털 처방 관리 플랫폼 고도화맞춤형 건강관리 구독 서비스 등 신사업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재무적으로는 영업권 손상차손에도 불구하고 연간 순현금흐름(Free Cash Flow) 창출 능력이 견조해 주주환원 정책(배당·자사주 매입) 여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

결국 CVS의 3분기 실적은 보험·PBM·리테일 약국이라는 삼각 축이 균형을 회복하며 이뤄낸 ‘실적 반등’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굿윌 손상차손이라는 회계적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본업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4분기 실적과 2026년 이후 클리닉 네트워크 조정 성과가 주가의 추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