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CVS 헬스(CVS Health)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025 회계연도 이익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의료비 관리 강화와 약국·약가관리(PBM) 사업의 개선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CVS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5.6% 상승한 $65.80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39%의 누적 상승률을 달성했다.
이번 분기 실적의 핵심 동력은 작년부터 문제가 됐던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보험료 대비 의료비 증가분을 예측 가능한 범위로 묶어 둔 점이다. 해당 상품은 미국 연방정부가 65세 이상 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민간 보험플랜으로, 보험사가 의료비율(MLR)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CVS의 보험 자회사 Aetna의 2분기 MLR은 90% 미만으로, LSEG 집계 평균 전망치 91.16%보다 낮았다.
데이비드 조이너(David Joyner)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기에는 아무런 놀라움이 없었다”며 “Aetna의 단체 판매 플랜에서 일부 의료비가 높아졌지만 미리 예측해 둔 범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6년까지 해당 단체 플랜의 절반 이상을 재가격(book repricing)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CVS는 1년 전의 실수를 통해 충분한 교훈을 얻었다.”
— 케빈 게이드(Kevin Gade), Bahl & Gaynor 최고운영책임자(COO)
경쟁사 유나이티드헬스, 엘레밴스, 센틴 등은 같은 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의료비 지출을 공개하며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Evercore ISI의 엘리자베스 앤더슨(Elizabeth Anderson) 애널리스트는 “이번 시즌 가장 깔끔한 실적”이라며 CVS를 호평했다.
비용 절감 노력과 구조조정
CVS는 올해 250개의 오프라인 약국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정부 지원 건강보험(메디케이드·메디케어) 플랜 포트폴리오를 축소해 마진 방어에 나섰다. 또한 시니어 1차진료 자회사 오크 스트리트 헬스(Oak Street Health)에 미치는 규제 영향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진단했다.
약국 혜택 관리자(PBM) 역할을 수행하는 케어마크(Caremark)가 10.2%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케어마크는 체중 감량·당뇨 치료제 계열(GLP-1)에서 엘리 릴리의 제프바운드(Zepbound)를 제외하고,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를 편입하는 방식으로 약제 우선순위 리스트를 재편했다. 조이너 CEO는 “고객사들이 GLP-1 수요 급증에 대응할 솔루션을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다.
소매 약국 및 주사제·주입제 사업 매출은 12.5% 증가했다. 회사는 처방 조제량 증가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실적 지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1로 월가 컨센서스를 0.35달러 상회했다. 이에 따라 CVS는 2025년 EPS 전망치를 $6.30~$6.40으로 상향(기존 $6.00~$6.20)했다. 하단 값만으로도 LSEG 집계 애널리스트 평균치($6.12)를 넘어선다.
반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급여율 변동으로 인해 보험사 수익성은 압박받고 있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가 중증 가입자에 대한 환급 계산 방식을 변경하면서 보험사가 받을 수 있는 정부 보조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CVS의 전략 포인트는 ▲약가 인상분을 최소화하면서 ▲고위험군 코스트를 예측치 내로 통제하고 ▲저수익 사업을 과감히 축소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다.
용어 해설*투자자 참고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미국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 보험형 메디케어. 보험사가 정부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는 대신 의료비 관리 책임을 진다.
의료비율(MLR, Medical Loss Ratio):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실제 의료비로 지출한 비중. 숫자가 낮을수록 보험사의 마진이 높다.
PBM(Pharmacy Benefit Manager): 약가 협상, 처방 관리, 보험 청구 등을 대행해 보험사·고용주·정부 프로그램의 약제비를 통제하는 전문 업체 또는 부서.
GLP-1 계열 치료제: 체내 인크레틴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 억제·혈당 조절을 돕는 약물로, 당뇨뿐 아니라 비만 치료 시장에서도 급성장 중이다.
전문가 의견: 필자는 CVS가 단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재배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이익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GLP-1 시장 편입은 중장기적으로 PBM 부문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 규제와 메디케어 환급 구조 변화는 그 자체로 불확실성이므로 투자자는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