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일치·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뉴욕증시 급등

뉴욕 증시가 12일(현지시각)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일제히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4% 오른 5,692.74,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0% 상승한 40,884.14, 나스닥100 지수는 1.33% 오른 19,924.31로 마감했다. 동일 만기 E-미니 선물에서도 S&P는 1.06%, 나스닥은 1.25% 각각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7월 CPI가 대체로 시장 예측과 부합하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94%로 높아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729%로 4bp 하락했지만, 10년물 수익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공격성 발언 탓에 보합권에 머물렀다.

S&P 500 차트

CPI 세부 내용을 보면, 7월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예상치(2.8%)를 소폭 밑돌았다. 반면 근원 CPI는 3.1%로 컨센서스(3.0%)를 소폭 상회해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의 속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월간 기준으로는 헤드라인·근원 모두 0.2%와 0.3%를 기록해 전망치와 일치했다.

“7월 CPI는 코로나19 이후 최저치였던 2.3%(헤드라인), 2.8%(근원)에서 반등한 수치다”Bloomberg Economics


금리·채권시장 동향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9월로 앞당기면서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25bp 인하 확률을 94%로 반영했다. 2년물 수익률 하락은 단기 통화정책 기대를, 10년물의 보합은 장기 인플레이션 위험과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의장 해임 압박이라는 정치 변수의 충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연준 건물 공사 비용 문제로 파월 의장에 대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올려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는 의회 승인 없이도 연준을 압박하려는 시도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은 정치적 간섭이 장기 물가경로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통상·지정학 리스크

통상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세 휴전을 11월 10일까지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협상 기간 확보를 위한 조치로 CNBC가 전일 예고한 내용과 일치한다. 앞서 엔비디아와 AMD는 저전력 AI 칩을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부 수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 H20 프로세서 사용을 자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자국 기업에 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최대 외교 이벤트는 트럼프–푸틴 알래스카 정상회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 만남”이라며 기대치를 낮췄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영토 양보론을 일축해 즉각적인 휴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 경제지표 일정

• 15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22만5천 건(전주 대비 △1천 건)
• 15일(목)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예상치: 2.5% y/y, 근원 PPI 2.9% y/y
• 16일(금) 7월 소매판매: 전월 대비 0.5% 증가, 자동차 제외 0.3% 증가
• 16일(금) 7월 제조업 생산: 전월 대비 보합
• 16일(금)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8월 예비치): 62.0(+0.3)

유럽채 시장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4.8bp 오른 2.744%, 영국 길트채는 6.1bp 상승한 4.626%를 기록했다. 스왑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할 확률을 5%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기업 실적·주가 흐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시즌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았고, 4년 만에 최대 성장률이다. 보고를 마친 82%의 기업 중 82%가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은 모두 상승했으며, 메타가 3.15%로 가장 큰 폭 올랐다. 반도체 업종도 강세를 보이며 NXP(5%↑), ON세미(5%↑), 마이크로칩(5%↑), 텍사스인스트루먼츠(5%↑)가 증시 랠리를 주도했다.

항공주는 유가 하락 수혜로 유나이티드 항공(10%↑), 아메리칸 항공(12%↑), 델타 항공(9%↑) 등이 급등했다. 반면 스피릿 에비에이션은 자회사 스피릿항공의 “존속 불확실성” 경고로 41% 폭락했다.

의류업체 헤인즈브랜즈는 길던 액티브웨어의 50억 달러 규모 인수 협상 소식에 28% 급등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구겐하임의 ‘매수’ 개시와 13달러 목표주가 제시로 8% 이상 올랐다. 반면 카드널헬스는 4분기 영업이익 부진 여파로 7.2% 하락했다.


전문가 해설: CPI와 금리 인하의 상관관계

CPI가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친 것은 ‘착시 효과’가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헤드라인 물가가 전월과 동일한 2.7%를 기록했더라도, 근원 물가가 반등 추세를 이어간 이상 연준이 9월에 실제로 금리를 내릴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역사적으로 연준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2%대 중반 이하로 안정될 때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방기금선물 시장이 94%라는 높은 확률을 반영한 것은, 정치적 압박과 경기 모멘텀이 ‘빅컷’보다 ‘시의적 절충’을 요구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확대는 공급망 비용 상승을 초래해 재차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15.2%까지 평균 관세율이 상승한다면, 기업들의 마진 부담이 가중되고 소비자 물가에도 0.2~0.3%p가량 상방 압력이 더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9월 인하는 단기 유동성 방파제 역할을 하겠지만, 구조적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은 채 연말·내년 통화정책 경로에 변동성을 남길 전망이다.

투자자라면 CPI 반등 구간에서 성장주·소비주와 같이 금리 민감도가 높은 섹터를 선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관세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내 제조·리쇼어링 관련 종목에도 중장기 포지셔닝을 고려할 만하다.

나스닥100 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