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통화시장 심층 분석] 미국 달러 인덱스(DXY)가 -0.28% 하락하며 102선 초반으로 물러섰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과 거의 일치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 직접적 요인이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FF)에 반영된 9월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에서의 -25bp 인하 확률은 전일 88%에서 96%로 껑충 뛰었다. 이는 CPI가 ‘불안 요소’ 없이 발표된 덕분이다.
7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를 기록해 각각 컨센서스와 동일했다. 전년비 수치는 6월(+2.7%)과 같아 ‘안도 랠리’를 유발했다. 반면 핵심물가(식품·에너지 제외)는 전월 대비 +0.3%로 기대치와 일치했지만, 전년비 +3.1%로 6월(+2.9%) 대비 상승, 시장 예상치(+3.0%)를 소폭 상회했다.
■ 정치 변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파월 의장 압박
중립적인 물가 결과에도 불구하고, 미 10년 만기 재무부채권(10Y T-Note) 수익률은 +2.5bp↑ 4.310%로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Truth Social에 “연준 건물 공사 관련 파월 의장에 대한 소송 허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시장은 정치권 압박이 장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거나 통화정책 일관성을 흐릴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다.
■ 외환시장 동향
달러 약세 속에 유로/달러(EUR/USD)는 +0.23% 상승했다. 다만, 미국발 관세 확대가 유럽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로 매수세는 제한됐다. ECB(유럽중앙은행) 금리선물은 9월 11일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5%만 반영하고 있다.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 흐름이 완만해 USD/JPY +0.14%를 기록했다. 일본 역시 반도체 및 전자제품에 대한 100% 관세 등 미국 조치의 타격이 예상돼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 무역 정책: ‘관세 폭풍’ 재점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90일 관세 유예를 재연장했다. 그러나 지난주 발표한 ‘반도체 수입 100% 관세’는 유지되며, 미국 내 생산 계획을 입증할 경우 예외를 검토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더불어 인도산 수입품 관세를 25%→50%로 두 배 인상했고, 의약품 수입 관세도 ‘1주일 내’ 발표를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를 반영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뛰어 2024년 2.3% 대비 6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은 가격 동향 및 해석
12월물 금(GCZ2)은 -0.75% (-25.2달러), 9월물 은(SIU2)은 -0.39% (-0.152달러) 하락했다. 물가 우려 완화가 즉각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 수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공급 불안을 덜어줬다. 그럼에도 연준의 조기 인하 기대와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안전자산’ 매수세를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
특히 ETF(상장지수펀드) 기반 금 보유량은 월요일 2년래 최고, 은 ETF 보유량은 지난주 3년래 최고를 각각 경신하며 펀드 매수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 용어 설명
달러 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를 바스켓으로 삼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코어 CPI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장기물가 추세를 보여준다. -25bp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는 의미다.
■ 기자 분석 및 전망
현 시점에서 연준은 9월 ‘보험성’ 인하로 경기 연착륙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길들이기가 심화될 경우, 채권·외환시장에서 정책 신뢰 훼손 프리미엄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한 관세 인상이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에 미칠 간접 영향은 아직 계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상존한다.
연준 점도표·실업률·소비지출(PCE) 등 후행 지표가 인하 필요성을 뒷받침할지에 따라 국채금리, 금·은 가격, 그리고 달러 흐름이 재차 방향성을 잡을 전망이다.
※ 본 기사는 원문 정보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