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설문: 베센트·워시·해셋, 차기 연준 의장 유력 3파전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후보, “3파전” 양상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임기가 만료될 경우를 가정한 차기 의장 구도에서 스콧 베센트(재무장관), 케빈 워시(전 연준 이사), 케빈 해셋(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3인이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며 선두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CNBC Fed Survey에는 자산 운용사·경제학자·시장 전략가 등 37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24%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베센트 장관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답했고, 동일한 24%는 워시 전 이사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셋 위원장은 22%의 지지를 얻어 근소한 격차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현 연준 이사인 크리스 월러는 14%에 그쳤다.

제롬 파월 의장 이미지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에 걸쳐 파월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가 늦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해 왔다. 또한 23억 5,000만 달러(약 2.5 billion 달러)가 투입되는 연준 본청사 및 별관 리노베이션 사업 비용 초과를 관리 소홀의 근거로 지적했으나, 의장은 이를 부인했고 대통령 측도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최근 공사 현장 방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건축 프로젝트와 통화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며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의 의장 임기는 2026년 5월 만료되지만, 본인이 원하면 2028년까지 이사 직책은 유지할 수 있다.

설문 응답자 중 84%는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의장 자리를 둘러싼 암중모색이 연준 내부에서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 조엘 내로프(Joel Naroff) 경제학자


설문 참가자들이 매긴 파월 의장 성적표

응답자들은 파월 의장에게 종합 B- 학점을 부여했다. 2023년 C+에서 상향된 점수다. 리더십·투명성·시장 이해도·커뮤니케이션 항목은 B, 경제 전망은 C-(2023년 D에서 개선)로 평가했다. 전임 의장들과 비교하면 벤 버냉키는 B, 재닛 옐런은 B+로 임기를 마쳤다.


정책 전망 및 금리 인하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오히려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응답자의 56%는 영향이 없다고 봤지만, 42%는 인하 확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현 시점에서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27%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 9월 한 차례, 연내 추가 한 차례 인하를 예상한 비율은 65%에 달했다. 두 차례 인하 시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는 약 3.9%로 낮아질 전망이다. 2026년에는 추가 인하로 평균 3.5%까지 내려가겠지만, 중립금리(경제를 과열·침체시키지 않는 금리) 추정치 3.3%보다는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중립금리(neutral rate)란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과 고용에 중립적인 금리를 의미하며, 경기 과열·둔화를 방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무역관세 불확실성과 경기 전망

무역 관세 및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최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을 위험 요인으로 꼽은 비율은 62%(6월 71%)로 다소 완화됐고,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65%(6월 54%)로 늘었다.

전반적 불확실성 완화는 경기 전망을 일부 개선시켰다.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은 38%에서 31%로 하락했고, 2025년 GDP 성장률 전망은 1.1%에서 1.4%로 상향됐다. 2026년에는 평균 2.2% 성장으로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이 정리되면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사회·정치·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 앨런 시나이(Allen Sinai), Decision Economics 수석 이코노미스트


노동시장 둔화 조짐과 주택시장 연계 위험

실업률은 현재 4.1%에서 올해 말 4.4%로 소폭 상승, 2026년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겉보기만큼 견고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고용 지표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주택시장 약세와 변동성 확대가 결합되면 연말로 갈수록 경제활동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
— 드루 T. 매터스(Drew T. Matus), MetLife Investment Management

SMBC 닛코증권의 트로이 루트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주택시장 둔화가 결국 연준으로 하여금 금리 인하에 나서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전미소매연맹(NRF)의 잭 클라인헨츠 이코노미스트는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노동시장과 소비자물가지수(PCE) 상승,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할 때 연준의 신중한 접근은 정당화된다”고 평가했다.


증시 밸류에이션 논란

전망치 기준으로 2025년 말 S&P500 지수는 6,344로, 현재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됐으며, 2026년에는 6,936으로 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84%는 주식시장이 “다소 또는 극단적으로 고평가됐다”고 응답, 6월(58%) 대비 우려가 커졌다.

증시 차트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설문은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이 사실상 ‘친(親)트럼프’ 성향 인물로 좁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장기금리와 외환시장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금리 전망뿐 아니라 정치적 변수에도 각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관세·통화정책 불확실성 완화가 경기와 자산시장에 단기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이 내포하는 구조적 위험은 향후 통화완화 정책의 명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차기 의장 인준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 데이터 기반 정책 유지 여부가 변동성의 핵심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 용어 설명
* 중립금리(neutral rate): 물가상승률과 경기과열을 자극하지도 억누르지도 않는 이론적 균형 금리.
**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 미국 은행 간 초단기(overnight) 자금 대차에 적용되는 금리로, 미국 통화정책의 기준 금리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