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공급 쇼크] 중국 배터리 1위 컨템퍼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이하 CATL)가 핵심 광산 가동을 멈추자 글로벌 리튬 생산업체 주가가 12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등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알버말(Albemarle) 주가는 장중 10.2% 뛰었고, 칠레 국영 화학·광물 기업 소시에다드 키미카 이 미네라(SQM)는 9.2% 상승했다. 캐나다계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도 2.4% 올랐다.
시가총액이 비교적 작은 스탠더드 리튬, 피드몬트 리튬, 시그마 리튬 등도 6.2%에서 19.6%까지 급등했다. 같은 날 상하이·선전증시의 중국 소재 리튬 채굴주와 호주 증시의 리튬 광산주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랠리의 배경은 공급 과잉 완화 기대다. 전기차(EV) 판매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최근 리튬 시장은 ‘공급 과잉(글럿)’이 지속됐는데, 최대 수요처인 배터리 업계 1위 CATL이 장시성 이춘(Yichun) 프로젝트의 채굴 면허 만료로 생산을 일시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자 투자심리가 급반전했다.
광저우선물거래소의 리튬 카보네이트 선물(가장 활발한 9월물) 가격은 하한가(8%)까지 급등하며 일 거래제한폭을 채웠다.
이춘 광산은 연간 리튬 카보네이트 등가 4만6,000톤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호주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공급량 예상치의 약 3%를 차지한다.
투자은행 Morgan Stanley은 이번 셧다운으로 2025년 6만 톤 규모로 예상되던 잉여 공급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 기관은 “단기적으로 리튬 가격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추가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시장 균형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장기적으로는 공급절제 조치가 없으면 재차 과잉이 재현될 것”이라며 구조적 공급 증가 압력을 경고했다.
Morningstar의 애널리스트 빈센트 선(Vincent Sun)도 “이번 일시 중단이 업계가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리튬 현물가격이 현재 한계생산비용(marginal cost) 아래로 내려와 있다”면서, “공급 억제 조치는 긍정적이지만 연내 가격 반등세가 확정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전망했다.
주요 용어 해설
리튬 카보네이트 선물은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탄산리튬의 표준화 계약으로, 중국 광저우선물거래소(GZCME)에서 거래된다. 한계생산비용은 추가 1톤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최소 비용으로, 현물가격이 이를 하회하면 생산자들이 손실을 보게 된다.
기자 시각
리튬 가격 폭락은 배터리 업계뿐 아니라 광산국 경제에도 큰 위협이 돼 왔다. 이번 CATL 변수는 시장 심리에 분명히 호재지만, 중국·남미·호주에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가 라인업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축소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몇 분기 동안은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가 리튬 시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