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 비율 39.5…〈닷컴 버블〉 이후 처음 울린 S&P 500의 경고음

S&P 500 지수가 연초 대비 16% 상승하며 관세 충격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인공지능(AI) 열풍, 견조한 기업 실적, 예상외로 탄탄한 미국 경기 덕분에 투자 심리는 여전히 낙관적이지만, 밸류에이션 지표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025년 11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S&P 500의 사이클 조정 주가수익비율(CAPE·Shiller P/E)이 10월에 39.5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같은 수준이며, 지수가 이 구간에 머문 것은 1957년 S&P 500이 출범한 이후 단 22개월에 불과하다.

붉게 하락하는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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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E 비율이란?
전통적 PER이 최근 12개월 순이익을 나누어 산정되는 반면, CAPE는 과거 10년간(120개월) 실질(물가조정) 이익의 평균으로 나눠 계산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고안해 ‘실러 PER’로도 불린다.

“경기 변동성을 완화해 장기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이다.

10월 지표가 39.5를 찍으면서 시장은 역사적으로 상위 3% 이내의 고점 밸류에이션 구간에 진입했다. CAPE가 처음 39를 넘어선 시점은 1999년 초였고, 이후 22개월간 고평가 상태가 유지된 뒤 2000년 말 닷컴 버블이 붕괴해 S&P 500은 약 49% 급락했다.


〈역사적 성과 분석〉
로버트 실러 교수 데이터에 따르면 CAPE가 39 이상이었던 시점 이후 S&P 500의 최고·최저·평균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 1년 후: 최고 +16%, 최저 –28%, 평균 –4%
• 2년 후: 최고 +8%, 최저 –43%, 평균 –20%
• 3년 후: 최고 –10%, 최저 –43%, 평균 –30%*달러 총수익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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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3년 내 평균 30%의 조정이 반복됐다는 뜻이다.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평균 회귀’라는 통계적 힘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30% 폭락이 재현될까? CAPE 비율은 단기 예측력은 떨어지지만 장기 흐름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높은 밸류에이션 구간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언제’가 아닌 ‘만약’에 대비해야 한다.

■ 월가의 상반된 전망
LSEG(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은 2025년 11%·2026년 14%의 순이익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기반해 팩트셋(FACTSET)이 집계한 바텀업(Target Price 합산) 기준 S&P 500 12개월 목표치는 7,560포인트로, 현재(6,838포인트 대비) 약 11%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밸류에이션 경고’와 ‘실적 모멘텀’이 충돌하는 형국이다.

“투자자마다 투자 기간(Time Horizon)과 리스크 허용도(Risk Tolerance)가 다르기에, 동일한 데이터를 두고도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CAPE 지표가 보여주는 장기적 위험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본다. 통화 긴축→실물 둔화→이익 성장률 둔화라는 ‘시차 효과’가 2026년께 본격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AI·반도체·클라우드 등 구조적 성장 섹터가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도 있다.

장기 투자자라면 보유 종목의 펀더멘털을 재점검하면서 현금 비중을 10~20%로 확대해 조정 시 저가 매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1~2년 내 자금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 위험자산 비중 축소, 방어적 섹터(헬스케어·필수소비재) 편입 등을 검토할 만하다.

■ 용어 한눈에 보기
CAPE 비율: ‘Cyclically Adjusted P/E’의 약자로, 과거 10년 평균 실질 순이익으로 나눈 PER.
Bottom-up 전망: 개별 종목 목표가를 합산해 지수 수준을 예측하는 방식.
Target Price: 애널리스트가 12개월 후 예상 주가로 제시하는 목표가.
Time Horizon: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시간적 범위.

결론적으로, CAPE가 가리키는 ‘역사적 고점’ 경계와 월가 컨센서스의 ‘10% 상승’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투자자는 자신의 목표와 성향에 따라 현금 확보·분할 매수·리밸런싱 등 대응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과거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나치게 비싼 시장은 언젠가 제값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