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C3.ai가 8월 8일 예정보다 앞서 발표한 잠정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시벨의 건강 이상으로 영업 활동이 차질을 빚었다.
• 9월부로 새로운 CEO가 선임되고 영업 조직도 전면 개편됐으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2025년 9월 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C3.ai(NYSE: AI)의 주가는 8월 한 달 동안 28.2% 하락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데이터 기준으로,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횡보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 실적 쇼크: 매출 예상치 30% 하회, 손실은 두 배
C3.ai는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5~7월)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이 약 7,030만 달러, 조정 영업손실(Non-GAAP 기준)이 5,78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매출 1억 450만 달러, 영업손실 2,850만 달러 중간값)를 각각 30% 이상 밑돌고 두 배가량 확대된 수치다.
“저의 건강 문제로 주요 영업 미팅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고, 그 영향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과소평가했다.” — 토머스 시벨 C3.ai 회장 겸 전임 CEO
시벨 전 CEO는 투자자 서한에서 건강 이상으로 현장 영업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AI 솔루션은 대형 고객사 맞춤형 계약 비중이 높아 최고경영자의 직접 참여가 �deal 성사에 결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리더십 공백이 실적 부진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 조직 개편 및 CEO 교체
C3.ai는 손실 확대에 대응해 영업 인력을 전면 재편했다. 8월 말까지 ▲신규 임원 4명 영입 ▲핵심 임원 1명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9월 실적 발표와 동시에 스티븐 에히키언 신임 CEO를 공식 선임했으며, 시벨 창업자는 이그제큐티브 회장으로 직책을 변경했다.
에히키언 CEO는 과거 두 차례에 걸쳐 AI 기반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해 세일즈포스(NYSE: CRM)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 전문성과 M&A 경험을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하지만, C3.ai 특유의 대형 엔터프라이즈 영업 구조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 재무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5년 7월 31일 기준 C3.ai의 현금 보유액은 7억 1,100만 달러, 부채는 전무하다. 이는 매 분기 약 5,000만~6,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감내하더라도 3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자본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무차입 경영은 분명한 강점이다.
■ 주가 전망: “반등 가능하지만 가시성 낮아”
올해 들어 C3.ai 주가는 55% 하락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 붐에 편승해 한때 40달러대를 회복했으나, 현재는 20달러 안팎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주가순매출비율(PSR)은 8배 수준으로 여전히 동종 업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지만, 기업이익 모델의 불확실성, 지속적인 영업손실, 리더십 리스크가 중첩돼 밸류에이션 재평가 압력이 큰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년까지 AI 도입 기업의 70%가 비용 절감보다 신규 매출 창출을 우선순위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실제 계약 체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프로젝트 규모는 산업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금 유동성, 새 CEO의 영업 전략, 대규모 레퍼런스 계약 확보 여부”를 향후 6~12개월 내 주가 반전의 핵심 변수로 꼽는다.
■ GAAP vs. Non-GAAP, 왜 중요한가?
미국 회계기준(GAAP)은 주식보상(Stock-based Compensation) 같은 비현금성 비용을 모두 손익에 포함한다. 반면 Non-GAAP 지표는 이러한 항목을 제외해 기업의 본질적 영업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GAAP와 Non-GAAP 수치를 동시에 살펴보고, 양측 차이가 과도하게 벌어지지 않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 결론 및 기자 시각
① 실적 쇼크 → ② CEO 건강 문제 → ③ 조직 개편 및 CEO 교체라는 급박한 3단계 변수가 단기간에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현금은 충분하지만,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비용 구조가 아직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근본적 과제다.
새 CEO의 커리어는 긍정적 시그널이지만, “단기간에 턴어라운드가 실현될 것”이라고 가정하긴 이르다. 소프트웨어 특유의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대형 고객 확보 → 반복 매출 모델 정착 → 운영 비용 통제라는 3단 동력이 선순환을 이루어야 한다. 기존 주주라면 추가 하락 리스크에 대비해 비중을 조절하고, 신규 투자자는 최소 2~3개 분기 이상의 실적 추이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
이상과 같이 C3.ai 사례는 급성장 산업에서도 리더의 건강·영업 조직·실적 가이던스가 얼마나 치명적인 변수인지 보여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장에서는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조직 실행력과 재무 규율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