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ai, 매출 추정치 33% 밑돌자 주가 30% 급락

기업용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체 C3.ai가 예비 실적을 공개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가가 하루 만에 30%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데다 경영진 교체와 조직 재편 소식이 동시에 발표되자, 실적 가시성에 대한 우려를 즉각적으로 주가에 반영했다.

2025년 8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C3.ai(티커: AI)는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5월~7월) 예비 매출이 7,020만~7,040만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앞서 제시한 가이던스를 33% 밑돌 뿐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수치다. 월가 컨센서스(1억 430만 달러)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1분기 매출 실적은 전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토머스 시벨(Thomas Siebel)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문에서 지적했다.

그는 저조한 실적 배경으로 ① 영업·서비스 조직 전면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판매 공백, ② 본인의 건강 문제로 인한 매출 활동 차질, 두 가지를 꼽았다.


실적 세부 지표

회사는 미국 회계기준(GAAP·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 기준 영업손실이 약 1억 2,480만 달러, Non-GAAP(조정 기준) 영업손실이 5,78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합계는 7억 1,190만 달러로 집계됐다.

GAAP·Non-GAAP 차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독자들을 위해 부연하면, GAAP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요구하는 공식 회계기준이고, Non-GAAP는 주로 주식보상비용 등 일회성 항목을 제외해 핵심 영업활동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조정치가 언제나 기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두 수치를 모두 비교·검증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 개편

C3.ai는 실적 부진과 함께 조직 재건 계획도 공개했다. 롭 실링(Rob Schilling)부사장 겸 최고커머셜책임자(EVP & CCO)로 선임했고, 미주·유럽·아시아·일본 등 각 지역에 새로운 리더십을 배치했다. 회사 측은 “고객 접점 강화수주 사이클 단축을 도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 반응

예비 실적 발표 직후, DA 데이비드슨의 애널리스트 러키 슈라이너(Lucky Schreiner)는 종목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언더퍼폼’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25달러에서 13달러로 낮췄다. 슈라이너는 보고서에서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하회한 사실과 함께 대규모 조직 개편이 위험 요소”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AI 종목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상황에서, 실제 매출 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이번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

향후 일정

C3.ai는 오는 2025년 9월 3일 완전한 1분기 실적과 함께 2026회계연도 신규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진이 조직 재편 이후 얼마나 빠르게 매출 회복을 이끌어낼지,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파급 효과

업계 전문가들은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실제 수익화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업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ROI(투자수익률) 검증이 길어지면서, 판매 사이클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C3.ai 사례는 그러한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 다른 변수로는 AI 인프라 비용이 꼽힌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러스터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중소·중견 기업이 단기간에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결국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늘어지고 계약 규모가 분산될 수 있어, C3.ai와 같은 독립형 AI 플랫폼 업체들은 매출 예측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한편, 시장은 이미 엔비디아(NVIDIA)·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같은 인프라·클라우드 대형주에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해 왔다. 이에 비해 응용소프트웨어 영역에 속한 C3.ai의 실적 부진은 ‘AI 밸류체인’ 내 기업 간 체질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기자 관전평

AI 테마에 대한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실제 매출 손익계산서가 잉크로 찍혀 나오기 전까지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이번 C3.ai 급락은 고평가된 AI 종목 전반에 ‘실적 확인’ 요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AI 기업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제품화 속도수익성 개선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