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11만 5,000여 대 대규모 리콜 단행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比亚迪)가 설계 결함과 배터리 안전 문제를 이유로 115,783대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2015년부터 2022년 사이 생산된 Tang 시리즈와 Yuan Pro 전기차를 모두 포함해 BYD가 실시한 리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2025년 10월 17일, 로이터 통신 베이징발 보도에 따르면, BYD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tate Administration for Market Regulation·SAMR)에 리콜 계획을 제출했다. SAMR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차량들은 설계상 혹은 배터리 장착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으로 인해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라고 밝혔다. BYD는 무상 수리 및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콜 세부 내역*1에 따르면, BYD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생산된 Tang 시리즈 44,535대를 먼저 회수한다. SAMR은 “특정 부품의 설계 결함이 작동 이상을 유발해 예기치 않은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Tang 시리즈는 BYD의 대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온 전략 차종이다.
또한 2021년 2월부터 2022년 8월 사이 제조된 Yuan Pro 전기차 71,248대도 동시 리콜 대상에 올랐다. 해당 모델은 배터리 팩을 차체에 고정하는 제조 공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됐으며, 충격이나 고온 환경에서 배터리 팩의 밀착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SAMR의 설명이다. BYD는 “배터리 고정 볼트 교체 및 토크(조임 정도) 보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서 열 폭주(thermal runaway)는 가장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 SAMR 안전 평가 보고서
최근 빈번한 리콜 이력도 눈에 띈다. 2025년 1월 BYD는 Fangchengbao Bao 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오프로더 6,843대를 ‘화재 위험’을 이유로 회수한 바 있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 9월에는 Dolphin과 Yuan Plus 전기차 97,000여 대가 스티어링 컨트롤 유닛 결함으로 리콜됐다. 이번 리콜까지 합산하면 2024년 9월 이후 BYD가 회수한 차량은 약 22만 대에 달한다.
‘리콜’이란 무엇인가?
‘리콜(recall)’은 제조사가 자발적 혹은 정부 명령에 따라 이미 판매된 제품을 무상으로 수리·교체·환불하는 제도를 뜻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안전·환경·성능과 직결되는 결함이 발견될 경우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소비자는 리콜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며, 제조사는 결함 확인 후 50일 이내에 개선 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산업·시장적 파장
전문가들은 BYD의 연이은 리콜이 브랜드 신뢰도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과거 ‘배터리 안전성’으로 시장 우위를 확보했던 BYD가 배터리 관련 결함으로 도마에 오른 것은 경쟁 심화 국면에서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업계는 BYD가 배터리 셀에서 시스템 통합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어, 신속한 개선과 비용 절감에는 비교적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이번 조치가 단기간 내 BYD의 생산·판매량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규제 당국 및 소비자 신뢰 회복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유럽연합(EU)·중동·남미 진출 전략을 전개 중인 BYD로서는 국내외 안전 인증 절차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향후 전망과 과제
첫째, BYD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업그레이드와 품질 관리(QA) 프로토콜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 정부가 EV 안전 기준을 한층 강화하면서, 국가 주도 테스트베드 구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셋째, 경쟁사 테슬라·상하이GM우링 등도 자사 모델의 결함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은 “리콜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사후 대응 속도와 투명성”이라며 “BYD가 공정 개선과 고객 대응을 얼마나 신속하게 수행하느냐에 따라 주가 변동성과 장기 브랜드 가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