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터넷 섹터 집중 분석】 Bumble Inc.(나스닥: BMBL) 주가가 8일(현지시간) 정규장 거래에서 17% 폭락하며 마감했다. 시장은 유료 이용자 감소세가 이어진 데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턴어라운드(turnaround) 전략’이 단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에 실망감을 표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총 유료 가입자(paying users)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38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400만 명, 작년 4분기 420만 명과 비교해도 뚜렷한 하락세다. 회사 측은 “이용자 간 ‘참여도·의향(engagement & intent)’가 유사한 사용자를 연결해 더 의미 있는 매칭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 아래 ‘품질 개선’에 주력했으나, 실제 결제 이용자 수 감소를 막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Bumble이 공언한 AI 기반 안전·신뢰성 기능이 오히려 단기적으로 가입 문턱을 높여 이용자와 매출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한다. 예컨대, 셀카와 정부 발급 신분증을 대조하는 단계별 ‘엄격한 프로필 인증’ 절차가 도입되면서 신규 가입 전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경쟁사 Hinge, “정통 AI 매칭”으로 차별화
매치 그룹(Match Group, 나스닥: MTCH) 소속의 Hinge는 같은 기간 해외 시장 확장과 개인 맞춤형 매칭(personalized matches)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Hinge는 ‘프롬프트 기반 자기소개’와 ‘AI 큐레이션 포맷’을 통해 진정성 있는 프로필을 강조해왔으며, 그 결과 높은 사용자 참여도(engagement)와 지속 이용률(retention)을 달성했다고 시장조사기관들은 분석한다.
반면, Bumble은 AI 전략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씨티(Citi) 애널리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AI·머신러닝 고도화, 마케팅 확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2026년까지 마진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료 이용자와 총 이용자 수 추이에 대한 가시성도 낮은 상황”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주가와 밸류에이션 동향
오스틴(텍사스州) 본사의 Bumble 주가는 올해 연초 이후 이미 6% 하락했으며, 이번 실적 발표 직후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미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7.96배로, 경쟁사 매치 그룹(14.64배)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는 시장이 Bumble의 장기 성장 지속 가능성에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은행 웨드부시(Wedbush) 등 일부 기관은 “지속적 사용자 감소가 이어질 경우, 회사가 제시한 ‘질적 성장’ 전략 자체가 수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인증 강화·안전 중심 기조가 장기적으로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지속 가능한 매출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장의 핵심 의문: “AI 투자가 모멘텀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데이팅 앱 산업이 이미 포화 상태”라며 차별화된 알고리즘, 지역 다변화, 프리미엄 구독제가 향후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본다. Bumble이 AI·머신러닝으로 신뢰성과 경험을 선행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은 타당하지만, 실질적 ‘유료 전환율(paid conversion)’ 개선이 입증돼야만 기업 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여기서 ‘유료 이용자(paying users)’란 무료 가입자(freemium model) 중에서도 월 구독료 또는 특정 기능 구매로 매출에 직결되는 고객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데이팅 앱 기업들은 광고 매출보다도 구독·인앱결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유료 이용자 지표가 실적의 핵심 선행지표(lead indicator)가 된다.
또한 ‘턴어라운드(turnaround)’는 경영 전략 전환을 통해 실적·주가 하락세를 반등시키려는 포괄적 노력을 뜻한다. IT·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는 ▲신규 기능 출시, ▲M&A, ▲사업 모델 전환, ▲비용 효율화 등 다양한 방식이 동원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AI 인증 솔루션이 실제로 가짜 계정·스팸을 얼마나 줄일지
② 차별화된 매치 추천 알고리즘이 Hinge·틴더(Tinder)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지
③ 마케팅 및 R&D 비용이 2026년까지 어느 수준에서 안착할지 등이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시장은 “단기 희생을 감수한 인증·안전 강화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구독자·수익성 모두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실제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Bumble 주가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