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너지 대기업 BP가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발표했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심화된 가운데 순익 지표로 활용되는 ‘기초 대체비용 이익(underlying replacement cost profit)’이 23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8억1,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2025년 8월 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BP는 같은 기간 순이익(net profit) 27억6,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27억6,000만 달러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13억8,000만 달러) 대비로는 두 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BP는 최근 약화된 실적과 주가 부진으로 인해 투자자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예상 외 호실적으로 경쟁사 대비 ‘만년 저평가’ 이미지를 일부 해소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기초 대체비용 이익’이란?
해당 지표는 회계상 재고 자산의 시가평가 변동분을 제거해 실제 영업활동 성과를 가늠하기 위한 수치다. 국제 유가 급등·급락 시 재고평가이익 또는 손실이 실적에 과도하게 반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전통 석유기업들은 이를 ‘핵심 영업이익’의 대용 지표로 제시하며, 애널리스트 역시 동일 지표로 기업 간 비교 분석을 수행한다.
BP는 “2분기 유가가 배럴당 70~90달러 사이에서 널뛰기하는 극심한 변동성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트레이딩 전략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 증권정보업체 LSEG는 “가격 불확실성 국면에서도 단가·물량 믹스를 적절히 조정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 브라질 앞바다에서 25년 만의 최대 매장지 발견
전일(8월 4일) BP는 브라질 해상 ‘부메랑(Bumerangue)’ 탐사정에서 지난 25년간 자사 최대 규모의 석유·가스 매장지를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규모 유전 발견은 하향 추세에 있던 석유·가스 생산량을 반등시킬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BP는 최근 전략 재조정(2025년 2월)에서 화석연료 투자 규모를 연간 100억 달러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발견은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전통 에너지 사업에 재투자하는 결정은 탈탄소 정책 기조와 상충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BP 경영진은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탄소중립 로드맵을 유지하되, 단기 현금흐름 안정을 위해 석유·가스 자산 최적화를 선택했다”
고 설명했다.
■ ‘인수합병(M&A) 루머’와 주가 동향
올해 6월 BP는 로열더치셸(Shell)이 BP를 인수할 것이라는 ‘메가딜’ 설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셸은 6월 26일 “인수 의향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영국 내 대표 에너지 기업 두 곳을 둘러싼 대형 M&A 관측은 사그라졌지만, 투자자들은 BP의 저평가 매력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연초 대비 BP 주가는 약 3.3% 상승해 소폭 반등 중이다. 다만 같은 기간 셸(약 7% 상승)·엑슨모빌(약 8% 상승) 등 동종업계 대비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 향후 관전 포인트*투자 참고용, 기사 내용은 투자 권유 아님
① 국제 유가 흐름: 공급 과잉·지정학 리스크 변수에 따른 가격 탄력성
② 브라질 신규 유전 상업화 속도: 시추·배관·수송 등 인프라 투자 규모
③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압력: 저탄소 전환 속도와 전통에너지 투자 간 균형
이번 실적 발표는 ‘속보(breaking news)’ 단계로 향후 컨퍼런스 콜과 세부 공시를 통해 추가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