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에너지 대기업 BP가 윤활유 브랜드 캐스트롤(Castrol)의 지분 65%를 미국 사모펀드 스톤피크(Stonepeak)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미화 60억 달러($6 billion)로, 이로써 캐스트롤의 전체 기업가치는 미화 101억 달러($10.1 billion)로 평가되었다.
2025년 12월 24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BP가 수개월 전부터 해당 사업부에 매수자를 찾던 과정의 결과다. BP는 이번 매각을 포함해 2027년 말까지 총 200억 달러($20 billion) 규모의 자산 매각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번 거래로 그 절반 이상을 이미 발표 또는 완료했다고 밝혔다. 임시 CEO 캐롤 하울(Carol Howle)은 성명에서 “이번 거래로 우리는 목표한 200억 달러 규모 매각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을 완료하거나 발표했다며, 매각 대금은 BP의 재무구조를 상당히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은 리셋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다. 우리는 복잡성을 줄이고, 다운스트림(downstream)을 선도적인 통합 비즈니스에 집중시키며 계획 실행을 가속화하고 있다.”
BP는 이번 매각 계약에 따라 향후 2년의 락업(lock-up) 기간이 끝난 뒤 남은 35%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옵션을 보유한다. 매각 상대는 스톤피크로 알려졌으며, 거래 구조와 향후 지배구조 변화는 계약 세부조건과 규제 승인 과정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배경 및 경쟁자
이번 거래 발표 이전 블룸버그와 시장 관계자들은 5월에 인도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와 사우디 아람코(Aramco), 사모펀드인 애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와 론스타 펀드(Lone Star Funds) 등이 캐스트롤 인수 후보로 거론되었다고 전한 바 있다. BP가 다수의 잠재적 인수 후보를 물색한 가운데 스톤피크가 우선 협상권을 확보한 셈이다.
전략적 리셋(Strategy Reset)과 경영진 변화
이번 대규모 지분 매각은 BP가 추진하는 전략적 리셋의 일환이다. BP는 녹색전략의 방향 전환과 함께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해에는 최고경영자(CEO) 교체도 있었다.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 출신의 메그 오닐(Meg O’Neill)이 4월 1일부터 BP의 새 CEO로 취임할 예정이며, 이는 지난 6년간 BP가 네 번째로 CEO를 교체하는 것이다. 전임 머레이 어친클로스(Murray Auchincloss)는 임명 후 2년을 채우지 못했다.
알바인 캐피털(Alvine Capital)에서 BP 지분을 보유한 전략 고문 스티븐 아이작스(Stephen Isaacs)는 CNBC 인터뷰에서 BP가 오랜 기간 저조한 성과를 보여왔으나 이번 CEO 교체가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BRI 웰스 매니지먼트(BRI Wealth Management)의 CEO 단 보드먼-웨스턴(Dan Boardman-Weston)은 추가적인 자산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며, BP가 다시 석유·가스 탐사 및 개발이라는 본연의 사업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시장 반응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BP의 재무건전성에 즉각적인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성명에서 매각 대금이 재무구조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제한적이지만 긍정적이었다. 보도 당일 BP 주가는 장초반 1.3% 상승으로 시작한 뒤 일부 차익 실현으로 상승폭을 줄여 최종적으로는 전일 대비 0.9%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올해 들어 BP 주가는 약 9%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2024년 주가가 15.7% 하락했던 흐름에서 일부 회복된 것이다.
BP는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연간 순이익 감소를 보고했으며, 2025년 들어서는 경영진 교체, 비용 절감 프로그램 및 일련의 원유 발견 소식 등이 주가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용어 설명
락업(lock-up) 기간은 매각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주요 주주나 회사가 보유 지분을 팔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계약 조항을 의미한다. 이번 거래의 경우 BP는 2년의 락업 기간 이후 잔여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는 기관투자자 또는 개인 투자자들이 모은 자금을 통해 비상장 또는 상장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구조조정, 경영 개선 등을 거쳐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기관을 말한다. 다운스트림(downstream)은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제조·판매 등 석유산업의 하류 부문을 뜻한다.
향후 전망과 영향 분석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거래는 단기적으로 BP의 현금흐름과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크다. 유동성 확보를 통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재무적 여력이 개선되면 추가적인 배당 유지 또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캐스트롤은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지분 매각으로 인한 BP의 장기 수익원 축소 가능성도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사모펀드가 다수의 산업자산을 보유하고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캐스트롤의 사업 확장 또는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경쟁사들에게 가격·마케팅 전략 변화 등 시장 경쟁을 촉발할 수 있으며, 윤활유 시장의 consolidation(통합)과 투자 재배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BP가 향후 남은 35% 지분을 매각할 경우 추가 현금 유입이 예상되며, 이는 BP의 탈탄소 투자 전략 전환이나 기존 석유·가스 부문에 대한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향후 규제 심사, 거래 종결까지의 절차, 스톤피크의 인수 후 경영 방침이 구체화되어야 실질적 영향은 평가 가능하다.
결론
BP의 캐스트롤 지분 65% 매각은 회사의 전략적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핵심 조치다. 이번 거래는 기업가치 측면에서 캐스트롤을 약 미화 101억 달러로 평가했으며, BP는 향후 추가 매각 옵션을 보유한다. 산업 전반에서는 자금 재분배와 경쟁구조 재편이 예상되며, 투자자들은 향후 규제 승인 절차와 BP의 추가 자산 매각 계획, 스톤피크의 인수 이후 운영 전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