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화가 지난주 말 급락한 뒤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추가 금리인상 시점과 연말 거래량이 얇은 시기에 대한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2025년 12월 29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BOJ) 정책회의의 의견 요약이 월요일 공개되면서 정책결정자들 사이에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평화합의 전망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이 유로화 강세를 지원했다.
금융당국 발언과 시장의 반응
일본의 가타야마 삿츠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은 지난주 엔화의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일본이 자유롭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개입 경고는 달러·엔 포지션의 급격한 확대를 억제하는 역할을 했지만, 일부에서 일본 통화에 대한 비관적 시각은 다른 통화쌍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도쿄 지점장 바트 와카바야시(Bart Wakabayashi)는 “엔화 롱(long) 포지션은 상당히 고통스럽다”며 “특히 호주달러-엔(AUD/JPY) 등 통화쌍에 대해 엔화 숏(short)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시장은 엔화가 현재 어떤 역할을 하는 안전자산(safe haven)인지 판단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지표 현황
엔화는 달러 대비 0.3% 강세를 보이며 1달러=156.13엔을 기록했다. 이는 금요일 0.5% 하락한 이후 일부 회복한 수치다. 달러를 주요 통화 바스켓과 비교하는 달러 인덱스는 0.1% 하락해 97.96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1% 상승해 1유로=$1.1780를 나타냈다.
일본은행은 12월 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해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월요일 공개된 의견 요약에서는 다수의 이사들이 물가를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여전히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정치와 시장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마라라고(Mar-a-Lago) 리조트에서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합의에 훨씬 더 가까워지고, 아마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영어 원문: getting a lot closer, maybe very close)”고 말했다. 다만 양측 모두 가장 민감한 사안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트럼프는 협상이 성공할지는 “몇 주 내” 분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영향 요소
정치적 낙관론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며,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의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 반면 일본 내에서는 금리 인상(BOJ) → 엔화 강세 압력이라는 흐름이 존재해 서로 상충하는 요인이 작용하는 양상이다. 특히 연말 거래가 얇은 시기에는 작은 매매로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당국의 개입 경고가 시장의 불안을 억제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타 통화 및 자산 동향
호주 달러(AUD)는 $0.6714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고, 뉴질랜드 달러(NZD)는 $0.5830에서 안정세를 유지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0.6% 상승해 $88,083.23를 기록했고, 이더리움은 1.1% 오르며 $2,967.20를 나타냈다.
향후 일정과 전망
이번 주 경제 일정은 비교적 단조롭다. 주요 관찰 포인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회의록이 화요일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시장은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와 경기 판단에 관한 단서를 찾으려 할 것이다.
시장 참여자 인용
“시장 참여자들은 엔화의 현재 역할이 무엇인지 판단하려 한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일본 정부의 개입 의사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 바트 와카바야시, 스테이트 스트리트 도쿄 지점장
전문적 분석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다음의 요소들이 엔화와 글로벌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째,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엔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이미 정책 금리를 0.75%로 올렸으나,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므로 추가 인상 여지가 남아 있다. 둘째,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고는 시장 포지셔닝을 제한해 급격한 달러-엔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경고만으로는 장기적 방향성을 바꾸기 어렵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또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예: 연준의 금리 기조)는 자본흐름을 흔들어 엔화에 추가적인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일본의 수출 경쟁력과 수입 단가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주목된다. 엔화 강세는 수입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반면, 수출 기업의 수익성에는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이는 일본 주식시장과 기업 실적에 대한 재평가를 유발할 수 있으며, 금융·수출 업종별로 차별화된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리스크와 정책 시사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중앙은행과 재무당국의 정책 시그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일본 당국은 환율 급등락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 또는 추가적인 공개 발언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 안정화에 기여하겠지만 시장의 근본적 방향을 바꾸려면 경제 펀더멘털과 금리 차의 변화가 필요하다.
용어 설명
외환시장 개입(Intervention)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의 과도한 절하·절상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달러 인덱스(Dollar Index)는 미국 달러를 주요 교역 통화 바스켓과 비교해 산출한 지표로, 달러의 전반적 강약을 보여준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로, 회의록과 성명은 글로벌 금리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본문에서 언급한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값으로, 통화의 실질적 매력도를 설명하는 지표이다.
결론
종합하면, 2025년 12월 말 현재 엔화는 BOJ의 금리 인상과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 그리고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단기적으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FOMC 회의록과 향후 BOJ·재무당국의 발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하며, 특히 연말 유동성 부족 상황에서는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 위험이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장에서는 포지션 청산과 헤지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