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12월 19일 이틀간의 금융정책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엔화의 장기 약세와 국내 물가의 고착화 우려가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2025년 12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설문조사 결과 BOJ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25bp(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상은 2025년 초의 25bp 인상 이후 BOJ의 두 번째 금리 인상으로, 일본의 대출금리를 약 30년 만의 고점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인상 기대를 부추긴 배경으로는 최근 몇 달간 이어진 물가의 고착성(sticky inflation)이 지목된다. BOJ는 이미 12월 금리결정 회의에서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은 그 신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우리는 시장이 12월 회의 결과뿐 아니라 2026년 정책 정상화의 윤곽(clues about 2026 policy normalization profile)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회의에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싱가포르계 OCBC의 최근 노트에서 나온 평가다.
BOJ의 정책 기조 전환 배경에는 가즈오 우에다(植田和男) 총재가 주도하는 장기 계획이 있다. 우에다 총재는 수십 년간 지속된 초완화 정책에서 경제를 점차 탈피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왔다. 다만, 우에다 총재와 BOJ는 타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내각의 재정지출 확대 계획과 완화적 재정 여건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
타카이치 총리 지지 정부는 18조3천억 엔(약 1,180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패키지를 제시했으며, 시장에서는 이 재원 조달 방식과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일본 국채의 장기 하락(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며 엔화와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BOJ 결정 전날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해당 CPI 지표는 물가 압력이 계속 고착돼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BOJ 스스로도 물가 재상승(stagging inflation)이 추가적인 통화긴축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해왔다.
ANZ의 전망에 따르면 BOJ는 12월 인상에 이어 다음 인상을 2026년 4월에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ANZ는 4월 인상이 단행될 경우 정책금리는 약 1.0% 수준으로 올라 중립금리에 근접할 것으로 보며, 그 이후에는 장기간의 일시적 중단(extended pause)을 예상했다.
환율(USD/JPY)과 엔화의 의미
엔/달러(USD/JPY)는 한 달을 넘긴 약세 국면을 보였다. 해당 통화쌍은 11월 말에 10개월 만의 고점을 찍었고, 12월 초 BOJ 인상 기대가 반영되며 소폭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고점 근처에 머물러 있다. 최근 정부 관계자의 개입 경고성 발언은 엔화의 추가 약세를 일부 저지하는 제한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OCBC는 엔화의 실질적인 복원(recovery)은 BOJ의 강경한 신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다 의미 있는 엔화 회복을 위해서는 BOJ의 명확한 후속 가이드라인 제시, 정책당국의 재정건전성 입증, 그리고 미 달러화(USD)의 약세가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용어 해설
● 기준금리(Benchmark rate):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대표적 금리로서, 이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예금 금리 전반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물가지수): 소비자가 실제로 구입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물가 상승률을 판단하는 핵심 통계이다.
● USD/JPY: 1달러를 사기 위해 필요한 엔화량을 표시하는 통화쌍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엔화 약세를 의미한다.
시장 반응: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는 BOJ의 긴축 전환 기대가 고조되며 이미 일부 반응이 나타났다. 닛케이 225 지수는 최근 1주일 동안 약 3% 하락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를 반영했다. 특히 닛케이 지수는 수출주 비중이 높아 엔화 강세에 민감한 구조로 알려져 있어, BOJ의 강경 신호는 수출주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면 BOJ가 향후 경기와 민간소비에 대해 보다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다면 증시의 폭넓은 하락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10월과 11월의 경제지표는 3분기 급락 이후 4분기 강한 회복을 시사해 왔다. 따라서 BOJ의 성명에서 경기·소비 회복에 대한 확신이 강화되면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여지도 존재한다.
향후 시나리오와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 BOJ의 12월 인상이 현실화되면 일본 내 단기금리는 즉각 상승하고, 엔화는 추가적인 강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엔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환차손 우려를 키워 닛케이 지수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국채 수익률이 오르고 가격은 하락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BOJ가 2026년까지 단계적 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금융시장의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 ANZ가 제시한 4월 추가 인상 시나리오(정책금리 1.0% 근접)가 현실화되면, 장기 금리 및 환율이 새로운 정책정상화 수준으로 수렴하는 과정에서 금융·자본흐름의 구조적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정지출 확대(18조3천억 엔)와 통화긴축이 동시 발생할 경우, 재정·통화 정책 간 조율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시장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신뢰를 중시하므로, 재정 확대의 재원 조달 방식이 불투명하면 채권시장 변동성이 장기화될 위험이 있다.
종합적 평가
BOJ의 12월 금리 인상은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돼 있으나,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추가로 제시될 경우 엔화 및 일본 증시의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입안자들은 물가·임금·환율·재정정책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고려해야 하며, 투자자들은 BOJ 성명과 11월 CPI 수치, 그리고 정부의 재정운영 계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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