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이 과도한 밸류에이션, 유동성 정점(피크 유동성), 추가 완화 기대의 결합이 위험자산을 2018년 말을 연상시키는 구간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의 시장이 ‘완화가 더 온다’는 믿음과 지난 2년간의 대규모 금리 인하 효과에 기대 ‘동물적 본능(animal spirits)’이 과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2025년 11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하트넷은 투자자 노트에서 최근의 리스크 랠리를 ‘버블성 정서’로 규정하며 연준(Fed·미국 중앙은행)이 다시금 익숙한 정책 함정에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현재의 포지셔닝과 가격대가 연준이 시장 혼란에 밀려 정책을 후퇴(capitulaton)할 수 있는 조건을 빠르게 무르익게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트넷은 ‘2018년 12월과 마찬가지로, 연준의 가장 빠른 ‘항복’ 경로는 은행·브로커리지 주도 하락’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그의 팀은 ‘연준의 항복을 선반영하기 위해 제로쿠폰채를 롱(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로쿠폰채는 이자(쿠폰)를 지급하지 않고 깊은 할인으로 발행돼 만기에 액면가로 상환되는 채권을 뜻한다. 금리 하락에 가장 민감한 초장기 듀레이션 특성을 가지므로, 연준의 선회(pivot)·추가 완화 기대가 커질수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하트넷의 포지셔닝 언급은 그가 정책 완화 가능성의 조기 신호를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또한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을 ‘유동성과 투기의 최전선’으로 규정하며, 이 자산군이 ‘연준의 구원 신호’를 가장 먼저 감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올해 고점 대비 저점 기준(피크 투 트라우프) 약 30% 하락했고, 이더(ETH)는 41% 하락했다. 피크 투 트라우프(peak-to-trough)는 특정 기간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의 낙폭을 의미한다.
자금 흐름은 방어적 전환을 시사한다. BofA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에는 262억 달러의 순유입이 발생했고, 채권에는 181억 달러, 금에는 19억 달러가 유입됐다. 표면적으로 주식 유입이 크지만, 금과 채권으로의 동시 유입은 리스크 관리 의지 강화로도 해석된다.
상반되는 흐름도 명확하다. 암호화폐 펀드에서는 22억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해 주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이탈을 기록했다. 반면, 미 국채(Treasuries)에는 88억 달러가 유입돼 4월 이후 최대 주간 유입을 보였다. 미국 가치주 역시 9주 만에 가장 큰 유입을 기록해 스타일 측면에서 방어 성향 강화를 뒷받침했다.
섹터별 흐름은 엇갈렸다. 기술주에는 44억 달러가 유입되며, 올해 누적 75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유입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헬스케어는 24억 달러가 들어와 2021년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소비재·소비 관련주에서는 사상 최초의 4주 연속 순유출 기록이 이어졌다.
스타일별로는 미국 대형주와 가치 전략에 모멘텀이 붙었고, 성장 전략에서는 의미 있는 환매가 나타났다. 이는 금리·정책 불확실성 국면에서 현금흐름 가시성과 배당·밸류에이션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 선호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로는 신흥국에 92억 달러가 추가 유입되며 4주 연속 유입 행진이 이어졌다. 채권 내에서는 투자등급 채권(IG)이 30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펀드는 3주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이는 크레딧 사이클 후반부에서 흔히 관찰되는 퀄리티 업그레이드 패턴과 일치한다.
핵심 해석과 시사점: 하트넷의 메시지는 크게 두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은행·브로커리지 주도 하락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신용 채널을 통해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폭되면서 연준의 정책 후퇴(완화 재개·속도 조절)를 빠르게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암호화폐·국채·가치주·IG 채권으로 나타난 최근의 자금 흐름은 방어적 배치 강화를 보여주며, 이는 ‘유동성 정점’ 이후의 다중 국면(성장 둔화, 변동성 재확대)을 베타 낮은 자산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린다.
다만, 연준의 ‘항복’은 정책 커뮤니케이션, 물가·고용의 추세, 금융여건 지표 등에 따라 시점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의 유입·유출 데이터는 방향성의 힌트를 제공하지만, 가격 조정의 깊이와 기간을 확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경로 민감 자산(초장기 듀레이션, 퀄리티 크레딧)과 방어 섹터의 역할을 점검하면서도, 유동성 리스크가 큰 영역(암호화폐, 하이일드, 일부 성장주)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과 배경
– ‘피크 유동성’: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축소, 대차대조표 정체·축소, 금융여건 타이트닝 등으로 시장 유동성이 정점을 통과한 상태를 의미한다.
– ‘동물적 본능(animal spirits)’: 실물 펀더멘털보다 기대·감정·군중심리가 가격을 밀어올리는 과열 국면을 가리킨다.
– ‘연준의 항복(capitulation)’: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연준이 기존의 긴축·중립 기조를 완화 쪽으로 급선회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 ‘제로쿠폰채’: 쿠폰이 없는 대신 할인 발행되어 만기 상환 시 이자와 원금이 일시에 반영되는 채권으로, 금리 하락에 가장 민감하다.
– ‘투자등급(IG) vs 하이일드(HY)’: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채권(IG)은 경기 둔화·변동성 구간에 선호되는 반면, 하이일드(HY)는 신용스프레드 확대와 함께 자금 이탈이 빈번하다.
종합하면, BofA 하트넷은 2018년식 시나리오를 다시 경계하며, 은행·브로커리지 약세 → 연준 선회라는 연쇄를 지목했다. 동시에 제로쿠폰채 롱 포지션으로 이를 선제 반영했음을 공개했고, 암호화폐 약세와 퀄리티·방어 자산 선호를 보여주는 최신 자금 흐름이 이 내러티브를 보강한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데이터들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유동성 변화에 대한 민감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본 내용은 인베스팅닷컴 보도 및 BofA 보고서 요지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