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캐나다 중앙은행, 물가 압력 지속 시 2.75% 재동결 유력

[금리·통화정책]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2025년 7월 23일 발표한 최신 전망에서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이달 30일 기준금리를 2.75%로 다시 한 번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 캐나다 담당 이코노미스트 카를로스 카피스트란은 “핵심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6월 고용지표까지 예상외로 견조했다“고 평가하며, BoC가 “완전한 추가 확인(signal) 없이는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전망은 두 가지 핵심 변수—끈질긴 코어 인플레이션고용시장 회복세—를 근거로 한다. BofA는 BoC가 “wait and see(관망) 전략”을 지속하며, 9월, 10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각각 25bp*씩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존 시각을 유지했다.

* bp(베이시스포인트)란 금리 단위를 나타내는 용어로, 1bp = 0.01%p를 의미한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p 인하와 같다.

■ 6월 고용 서프라이즈가 판단 지연 불러

6월 한 달 동안 캐나다 경제는 8만 3,10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했다. 주로 파트타임 근로이지만 제조업 및 민간 부문에서도 고른 증가세가 관측됐다. 실업률은 전월 7.0%에서 6.9%로 떨어져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반전을 기록했다.

BofA는 이 같은 숫자를 두고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BoC가 “노동 시장 과열이 재점화될지”를 면밀히 지켜볼 동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헤드라인 물가 1.9%…그러나 코어 CPI 3.1%로 고착

6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1.9% 상승해 목표(2%) 부근으로 내려왔지만, 트림 평균·중앙값 CPI의 산술 평균으로 계산한 코어 인플레이션3.1%로 오히려 반등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CPI 또한 2.7% 상승률을 유지해 물가 압력이 바닥을 다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카피스트란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주거비 등 고정비 항목이 하락하지 않는 한, BoC가 선제적으로 긴축을 해제하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히 자리 잡아야만 9월 이후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성장 모멘텀 둔화…4~5월 GDP 두 달 연속 -0.1%

한편 경제 활동은 서서히 냉각되는 모습이다. 4월과 5월 월간 국내총생산(GDP)은 모두 -0.1%를 기록했다. 제조업 부진이 가장 두드러졌고, 기업·소비자 신뢰지수 또한 동반 하락했다. BofA는 “1분기까지는 선방했지만, 2분기부터 성장률이 ‘모서리’에서 서서히 깎여 나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카피스트란은 “4월 제조업 생산 감소폭이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라며, “경기선행지표가 동반 약화되는 만큼 추가 냉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통화·외환 전망: USD/CAD 3분기 1.38 예상

BofA 외환 전략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BoC의 통화정책 온도차,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 상대 강세를 근거로 캐나다달러 약세(USD/CAD 상승)를 점쳤다. 목표 환율은 3분기 최소 1.38이다. 이는 ‘하나의 달러(USD)’로 ‘1.38캐나다달러’를 사는 값을 의미한다.

정책 격차가 확대될수록 자금은 금리가 더 높은 통화로 몰린다. 미국의 견조한 성장이 이어지면 CAD는 상대적으로 매력을 잃을 공산이 크다.” – BofA 외환 전략 메모 중

에디터 코멘트: BoC의 ‘신중 모드’가 길어질 가능성

캐나다 중앙은행은 2023~2024년 잇따른 긴축 이후 “중립금리(2.50% 내외)”와 비교해 여전히 제법 높은 수준인 2.75%를 유지 중이다. 물가 안정 목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금리 동결 기간이 BofA 전망(9월 인하 시작)보다 더 길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임대료·식료품 가격이 캐나다 전체 CPI의 약 4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항목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 한 코어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유럽 대비 높은 가계 부채비율은 금리 수준이 소폭만 내려가도 소비와 주택시장을 민감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BoC의 딜레마를 부각시킨다.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경착륙(급격한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지고, 반대로 인하를 서두르면 인플레이션 재점화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결론 및 향후 체크 포인트

요약하면, 고용·인플레이션의 ‘엇갈린 신호’가 BoC의 신중한 스탠스를 재확인시켰다. 시장은 7월 30일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있으나, 9월 통화회의까지 발표될 CPI·고용·소비 데이터가 향후 정책 경로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투자자와 수입·수출 기업은 환율 변동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USD/CAD 1.38 고점 테스트 여부는 북미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제조업체의 수익성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