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난주(7월 마지막 주) 고객 전체 기준으로 총 17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의 순유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유입은 기관·헤지펀드·개인투자자 등 모든 고객군에서 고르게 나타났으며, 직전 주의 대규모 순유출 흐름을 단숨에 반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 기관투자가, 6주 만에 ‘순매수’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투자가(Inst.)는 6주 동안 이어지던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다. 헤지펀드 역시 소폭이지만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고액자산가·리테일 고객은 5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는 시장 참여 주체 전반의 포지셔닝이 ‘위험 선호’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객들은 11개 섹터 가운데 8개 섹터에서 주식을 매수했다. 전주에는 대부분의 섹터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심리 변화”라고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평가했다.
■ 금융 섹터, 2008년 이후 네 번째로 큰 주간 순유입
가장 강한 자금 유입은 금융(Financials) 섹터였다. 주로 대형 금융주가 매수 대상이 됐는데, 이번 주간 순유입 규모는 2월 이후 최대였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간 기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이어 헬스케어·산업재·에너지 섹터에도 뚜렷한 순유입이 확인됐다. 한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는 가장 큰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임의소비재·리츠(부동산)가 뒤를 이었다.
■ 시가총액별로도 ‘동반 순유입’…6월 중순 이후 처음
대형주(Large Cap)·중형주(Mid Cap)·소형주(Small Cap) 세 가지 시가총액 구간 모두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대형주가 흐름을 주도했고, 중형주·소형주가 뒤따랐다. 세 구간 모두 4주 이동평균 순유입을 기록한 것은 6월 중순 이후 처음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 ETF 흐름: 주식 ETF는 9주 만에 순유출, 하지만 가치주 ETF는 26주 연속 순유입
주식형 ETF는 9주 만에 첫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타일 ETF 중 가치(Value) ETF는 26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블렌드(Blend)·성장(Growth)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섹터별로는 기술주 ETF가 ‘6월 중순 이후 첫 순유입’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지만, 필수소비재·리츠·산업재 ETF에서는 순유출이 이어졌다.
■ 자사주 매입(바이백) 동향
BoFA는 기업 자사주 매입 규모가 소폭 증가했지만 계절적 평균을 여전히 밑돌았다고 밝혔다. 3월 이후 시가총액 대비 바이백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등 장기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용어 설명 및 시장 의미
• 순유입(Net Inflow): 특정 기간 동안 유입된 자금이 유출된 자금보다 많을 때를 의미한다.
• 스타일 ETF: 가치·성장·블렌드 등 투자 스타일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 4주 이동평균: 주간 데이터를 4주간 평균내 변동성을 완화한 값.※
◎ 기자 해설
이번 데이터는 여름철 저조한 거래량 속에서도 기관·개인이 동반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금융·산업재 등 경기순환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은 투자자들이 ‘연착륙’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ETF 자금 흐름은 아직 혼조이며, 자사주 매입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기업들의 현금흐름 관리 기조가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와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자금 흐름의 지속성을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