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이 전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의 최신 전략 노트에 따르면, 유동성 확대가 중국 본토 주식시장(A주)의 투자심리를 지탱하고 있으나, 세계 2위 경제인 중국의 성장 경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A는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연기금·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련의 클라이언트 미팅 결과를 종합해 “단기에서 중기까지 A주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투자자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요 원인은 개선된 시장 유동성“이라며, 특히 채권 수익률 저하로 인해 보험사 등 대형 고정수익(fixed-income)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주식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실제로 중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초 이후 2%대 초반까지 하락해, 4%대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고배당 A주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무역·관세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 시각
그러나 미국과의 통상 관계가 뿌리 깊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BoA는 “대선 사이클에 따라 미국이 대중(對中) 관세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변동성(volatility) 변수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인 중국 기업에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추가 관세가 양국 간 휴전 기조에 균열을 낼 수 있다.” — BoA 전략가 노트
베트남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에 대해 수정·상향된 상호 관세율이 기존 세율에 추가되는지, 대체·포함되는지에 대한 규정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기업 실적 추정치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7월 기준 대미(對美)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1% 넘게 감소한 반면, 전체 수출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은 투자자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일부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관세 부담이 아시아 이웃국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생산기지 중국 회귀(reshoring)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다른 측은 “현 관세 영향 분석이 최근 교역구조라는 정적 스냅샷(static snapshot)에만 기반해 장기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반기 성장률 둔화 전망과 부동산 리스크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은 2025년 하반기 중국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란 데 의견을 같이했다. 상반기 앞당겨진(프런트로딩) 수출 효과가 소진되고,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BoA는 “수년째 중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지속적 부동산 침체가 최소 2025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신용경색·미분양 물량·지방정부 토지매각 수익 감소로 이어져 금융 시스템의 완충능력을 시험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시장 참가자는 중앙정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BoA 고객 대다수는 “올해 상반기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해, 대규모 부양 패키지가 나올 확률은 낮다”는 입장을 택했다.
용어 설명※
1 A주: 상하이·선전에 상장돼 중국 위안화로 거래되는 본토기업 주식.
2 리쇼어링(reshoring): 생산설비를 해외에서 자국으로 다시 이전하는 현상.
3 프런트로딩(front-loading): 통상 연중 나눠 발생할 수출·발주가 조기에 집중되는 상황.
4 정적 스냅샷(static snapshot): 특정 시점 교역·산업 구조를 그대로 두고 분석하는 방법론.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본지 취재진과 연락한 복수의 서울 소재 글로벌 매크로 펀드매니저들은 “위안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중국 채권 대비 주식 투자 매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BoA 진단에 대체로 동의했다.
또 다른 국내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준(Fed)이 2025년까지 완화 사이클에 들어설 경우,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돼 중국 위안화·아시아 통화 전반이 숨통을 트게 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부실과 지방정부 채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금리 하락→채권 매력 감소→주식 비중 확대라는 유동성 파이프라인이 중국 증시의 수급·심리 개선을 견인하고 있지만, 대외 관세 변수와 부동산·내수 둔화라는 구조적 약점이 여전히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 공통의 인식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