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미·유럽 방위비 지출 지속 급증 전망

방위산업 투자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 금융 대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fA)가 미국과 유럽의 국방비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는 최신 산업 분석 노트를 통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이 2035년까지 방위 장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했으며, 국가 안보 예산 전체를 GDP의 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고 전했다.

그동안 NATO 회원국들은 방위 장비 부문에서 GDP 대비 1.5~2% 수준의 지출 목표를 유지해 왔다. 목표치가 3.5%까지 상향되면 방위산업 전반에 추가적인 1조 달러 이상*추정치의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다. BofA는 “이번 결정은 탈세계화(de-globalization) 흐름 속에서 방위산업이 구조적 성장을 누릴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했다.


■ 유럽 방산주 호조, 그러나 미국 기업 점유율은 도전받을 가능성

올해 들어 유럽 주요 방위업체 주가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이는 사브(Saab), 라인메탈(Rheinmetall) 등 유럽 업체가 자국 정부의 방산 자립 정책에 힘입어 대규모 수주를 따낸 결과다. BofA는 “장기적으로 유럽 각국이 자국 방산 생태계를 키우면, 로키드마틴·노스럽그러먼·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국 방산 대기업의 유럽 내 점유율이 일부 축소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F-35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대형 장기 프로그램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 BofA는 “F-35를 유럽산 차세대 기종으로 완전히 대체하려면 최소 10년 이상 필요하다”며, “체코·핀란드·독일 등 신규 가입·확대 도입국은 지속적으로 미국산 기체를 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용어로 살펴보는 방산 이슈

GDP(국내총생산)는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재화·서비스의 총합을 뜻한다. 경제 규모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국가 예산이나 방위비 비중 등을 비교할 때 자주 쓰인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1949년 출범한 군사 동맹으로, 회원국 간 상호방위를 핵심 원칙으로 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입을 신청하는 국가가 늘어나며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F-35는 로키드마틴이 주도해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항공모함 탑재형·단거리 이착륙형·기본형 등 세 가지 파생형을 갖췄다. 고성능 레이더·전자전 능력과 데이터링크를 기반으로 동맹국 간 전장 네트워크의 핵심 노드 역할을 수행한다.


■ 드론(무인기)의 부상과 고급 방위 장비에 대한 함의

BofA는 “드론이 현대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확인되듯, 저비용·고위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플랫폼은 기존 고가 유유기·전차의 교전 방식을 바꾸고 있다. 보고서는 “고급화·다기능화된 방위 장비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재래식 대량 생산 능력 역시 동등하게 요구되는 이중적 시장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탄약·엔진·항공 전자장비(Avionics) 공급망이 병목에 직면할 경우, 군비 확충 속도는 다시 조정될 수 있다. BofA는 “FY2027미국 국방예산이 현재 증가 트렌드와 달리 일시적으로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나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유지되는 한 추세적 축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자 해설: 한국 기업에 미칠 파급효과

한국 방산업계 역시 이번 NATO 결정과 미·유럽 증액 추세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K-방산 수출이 중동·동유럽을 중심으로 급증한 만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자주포·탄약 등 비교우위 품목이 추가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동시에 유럽 자국 산업 육성 정책이 강화되면 현지 합작법인·기술 이전 방식이 필수 전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탄소중립·친환경 추진체와 같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건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 기업이 획득 절차의 투명성·소프트웨어 내재화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주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결론

BofA의 분석은 2035년까지 구조적 방위비 상승이라는 매크로 트렌드를 재확인해 준다. NATO의 GDP 대비 3.5% 방위 장비 지출 목표와 GDP 5% 안보 예산 상한은, 세계 방산 시장이 단순 사이클이 아닌 장주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유럽의 자국 생산 확대, 드론·AI 기반 무인체계의 부상, 미국 예산의 일시적 조정 가능성 등 다층적 변수가 공존하는 만큼, 투자자는 종목·지역·세부 프로그램별 차별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