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달러화 하방 리스크 경고…생활비 부담(affordability) 우려에 주목

미국 경제의 ‘K자형’ 회복이 최근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는 견조하지만 계층 간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 이어지면서, 부유층과 대기업의 소비는 강하지만 저소득층은 높은 생활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2026년 2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fA Securities(뱅크오브아메리카 시큐리티즈)의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양극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계의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 문제에 대한 관심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에 하방(약세) 리스크를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다가오는 11월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책 당국과 정치권이 저소득층과 경제 하단을 지지하기 위한 조치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Federal Reserve)의 금리 인하 및 모기지 비용 완화이 정책적 처방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안으로 거론되며, 이러한 조치가 실현될 경우 미 달러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AI로 인한 생산성·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보다 완화적 통화정책(그리고 결과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노동시장에서의 일자리 축소 위험이 확실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부정적 달러 심리가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보고서는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중앙은행의 보유 채권을 축소하는 정책을 지지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워시는 보유 채권 축소가 금리 하향(금리 인하)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기적 정책 선호인 신속한 금리 인하와도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한편,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는 노동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월 노동시장 보고서는 사업 및 전문서비스 부문의 채용 둔화를 가리켜 기업들이 AI의 역량과 생산성 향상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지출을 보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BofA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지수(US Dollar Index)가 최근 1년간 10% 이상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달러 약세는 이론적으로 미국산 제품의 해외 판매를 촉진해 제조업 활동을 도울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비와 부품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더 관대한(benign neglect) 정책 기조의 힌트는 달러 심리에 부담을 주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 루프를 만들 위험이 있다. 이는 자본 흐름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했지만, 우리는 아직 이를 낮은(다만 신흥하는) 리스크로 평가한다.”

보고서는 또한 외환 흐름 및 포지셔닝을 나타내는 BofA 선호 지표들이 아직 달러의 ‘본격적 평가절하(debasement)’를 시사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달러 숏(달러 약세 포지션)은 존재하지만 2025년 상반기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관세를 처음 도입했을 당시 수준과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또 상대적 주식·채권 유입 흐름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노출을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있음을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BofA는 미국 내 달러 헤지 수요의 증가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2026년의 ‘저달러’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외환 포지셔닝과 자본흐름이 향후 달러 방향성을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K자형(K-shaped) 회복: 경기 회복의 혜택이 일부 계층(주로 고소득층·대기업)에게 집중되는 반면 다른 계층(저소득층)은 경제적 어려움을 지속하는 불균형 회복 양상을 의미한다.

달러 지수(US Dollar Index): 미국 달러 가치를 주요 교역 통화 바스켓에 대해 측정한 지수로, 달러 강·약세를 파악하는 대표적 지표다.

달러 헤지(hedging):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변동성에 대비해 통화 노출을 축소하거나 보험을 드는 전략을 말한다.


전망 및 시사점

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과 행정부의 산업정책(예: 제조업 부흥 캠페인)이 달러화 및 인플레이션, 수출입 구조에 직결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택하고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대출 비용이 낮아져 주택 수요·소비에 우호적일 수 있으며, 이는 가계의 감당 능력 문제를 일부 완화해 정치적 압박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달러 약세가 가속화되면 수입원가 상승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산업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가 제조업 수출 확대로 이어진다면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고용 효과가 기대되나,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비용 상승으로 이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 자본흐름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포지셔닝과 달러 헤지 수요가 향후 달러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BofA의 관찰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큰 규모의 자본 이탈 신호는 감지되지 않으나, 정책 불확실성·관세·무역정책의 추가 전개에 따라 상황이 빠르게 변할 수 있다.

단기 투자자·포트폴리오 매니저의 관점에서는 달러 약세 시나리오에 대비해 통화 노출 관리(헤징)와 섹터별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수입비용 상승 여파가 클 수 있는 유틸리티·소비재·중간재 관련 기업은 비용 구조 변화를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기술 부문은 상대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포지셔닝을 재검토할 만하다.

종합하면, BofA는 가계의 감당 능력 우려·연준 정책 방향·AI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행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 등 복합 변수가 달러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매크로·정책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포지션과 헤지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