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고객, 자사주 매입 둔화 속 지난주 미 주식 14억 달러 순매도

■ BofA 고객의 대규모 자금 유출, 상승장 속 역행

Bank of America(BofA)가 29일 공개한 주간 자금 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고객들은 지난주 미국 주식 시장에서 총 14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S&P 500 지수가 1.5% 상승한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의 미묘한 변화를 시사한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주간 매도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최근 12주 가운데 11주 동안 순매도를 기록하며 방어적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헤지펀드 역시 2주간의 매수 휴지기를 끝내고 다시 매도 우위로 전환됐다. 반면, 개인 고액자산가(Private Clients)는 33주 중 31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 대조를 이뤘다.

기업 고객(corporate clients)의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4주 연속 부진을 이어가며 계절적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BofA의 담당 전략가 질 캐리 홀(Jill Carey Hall)은 보고서에서 “올해 3월 초 이후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매입 비중이 둔화되고 있다”며 높은 금리와 주가 밸류에이션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또 “배당 성향으로의 일부 전환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섹터별 흐름: 기술·커뮤니케이션 급격한 이탈, 에너지 모처럼 유입

지난주 11개 산업 그룹 중 8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전반적인 약세 흐름이 감지됐다. 특히 기술(Technology)커뮤니케이션 서비스(Communication Services) 부문은 전주 유입세를 뒤집고 가장 큰 폭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유틸리티(Utilities) 섹터에서는 10주 연속 매도가 이어져 방어적 업종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식은 모습이다. 반면,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는 에너지(Energy)는 5주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됐고, 소재(Materials)도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 ETF 시장: 광범위한 매수세 유지, 하지만 대형 지수 ETF는 유출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고객들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며 한 달 만에 최대 규모의 순유입을 달성했다. 스타일·규모를 가리지 않고 유입이 확산된 가운데, 헬스케어(Health Care)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 ETF가 흐름을 주도했다. 다만, S&P 500 등 광범위(broad-based)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는 매도가 우세해 인덱스 전반에 대한 경계심이 엿보였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중형주(mid-caps)만이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대형주(large-caps)와 소형주(small-caps)는 모두 순매도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BofA 고객의 4주 이동 평균 순자금 흐름은 여전히 음(-)의 영역에 머물러 조심스러운 투자 태도를 반영했다.


■ 용어 해설과 맥락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은 기업이 발행된 자기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지만, 금리 상승 시 차입 부담이 커져 매입이 위축될 수 있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특정 지수, 섹터,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주식처럼 거래된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국내외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 기자 시각: “금리·밸류에이션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

이번 보고서는 단기 랠리에도 불구하고 기관과 헤지펀드가 공격적으로 리스크 축소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특히 재정 긴축 기조 장기화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의 고공행진이 주가 매력을 희석시키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기술·커뮤니케이션 섹터에서 매도가 집중된 것은 그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 감소는 기업에게 주식 부양책의 동력 약화를 의미한다. 동시에 배당 정책으로의 이동은 현금흐름 관리 측면에서 보수적 경영 기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장기투자자에게 꾸준한 배당 수익을 중시하는 전략이 유효함을 암시하지만, 단기 트레이더에게는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

ETF 시장에서의 순유입은 “개별 종목보다 패시브 인덱스가 낫다”는 대중적 인식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방증이다. 다만, 대형 지수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점은 시장 전반보다 특정 스타일·섹터에 대한 선택적 베팅이 강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따라 자사주 매입 재개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둘째, 3분기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이 자본배분 정책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셋째, 중형주 중심의 자금 유입이 일시적 현상인지 구조적 이동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주간 데이터는 “랠리 속 경계”라는 투자자들의 복합적 심리를 생생히 보여준다. 시장은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금 흐름은 디펜시브한 관점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므로, 분산 투자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