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BOE) 부총재 사라 브리든(Sarah Breeden)은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오랜 기간 고수할 경우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 이하로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리든 부총재는 카디프 비즈니스스쿨(Cardiff Business School) 연설에서 “정책을 과도하게 타이트하게 유지하면 결국 산출(출력)·고용 둔화를 초래해 물가를 목표 이하로 밀어내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9월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이하 MP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로 동결하기로 한 다수 의견에 동참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최근 헤드라인(총괄) 인플레이션율 상승은 “일시적(temporary) ‘혹( hump )’”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은 9월 인플레이션이 4%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리든 부총재는 “이러한 단기적 물가 급등이 경제 전반의 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기조적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 역시 아직 “균형 잡힌 정책 판단”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디스인플레이션 프로세스가 궤도(on track)에 올라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기대와 실제 성장 지표 사이의 미세 조정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 — 사라 브리든, 2025년 9월 30일 카디프 연설 중
가계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상승 위험’
브리든 부총재는 2024년 최저치 대비 크게 반등한 가계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된다면 “정책 당국에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 최근 금리 결정 과정
영란은행은 8월에 25bp(0.25%p) 인하를 단행한 뒤, 9월 회의에서는 동결을 택했다. 즉, 성장둔화 신호와 인플레이션 지속 위험 사이에서 정책적 줄타기를 이어 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발언을 통화정책 완화 전환(pivot)의 사전 시그널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브리든 부총재는 구체적 시점이나 금리 경로에 대해 함구하며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을 유지하겠다는 원칙만 재확인했다.
용어 해설: 헤드라인·디스인플레이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에너지·식품 등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포함한 ‘총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뜻한다. 반면 코어(core) 인플레이션은 이들 품목을 제외, 기조적 물가 트렌드를 가늠한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은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물가가 하락(디플레이션)하는 것과는 다르다. 중앙은행 입장에선 디스인플레이션이 ‘원활한 연착륙’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고용·임금·수요 지표를 면밀히 검토한다.
전문가 시각·정책 전망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브리든 발언을 “긴축 과도 우려”로 읽는다. 즉, 정책 금리가 실제 중립(natural) 수준을 초과해 실효실질금리가 양(+)의 영역에 머물 경우, 투자·고용 악화를 통해 오히려 아래방향(inflation undershoot)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향후 시나리오는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분석:
① 현 수준 유지: 성장·물가 지표가 혼재되면 ‘관망’을 지속해 불확실성 축소.
② 점진적 인하: 디스인플레이션이 확증될 경우 분기당 25bp씩 내리는 ‘베이비 스텝’.
③ 재인상 가능성: 식료품·임금 인플레이션이 기대를 웃돌면 일시적 “리플레이션 대응”으로 소폭 재인상.
지금까지 MPC 의사록·초과 공급 대비 초과 수요 추정치·노동시장 경직성 등을 종합할 때, 시장은 2026년 안에 적어도 두 차례(총 50bp) 인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시장의 컨센서스.
실물 경제 및 금융시장 파급
기준금리가 장기간 고수되면 모기지·기업 대출 금리가 높게 유지돼 주택시장·설비투자 위축이 심화될 수 있다. 브리든은 이러한 2차 효과가 결국 소비 심리를 냉각시켜 “목표 이하 물가”라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털링화(GBP)는 발언 직후 약세 압력을 받았다. 장·단기 국채수익률 곡선에서는 단기물 하락, 장기물 소폭 상승으로 불스티프닝(bull steepening)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조기 완화’ 기대가 채권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결론 및 시사점
브리든 부총재의 메시지는 “지나친 긴축은 약이 아니라 독”이라는 경고로 요약된다. 인플레이션 저지 성공 이후에도 정책적 오버슈팅을 경계, 성장·고용의 파괴적 손실을 피하자는 뜻이다.
이는 미 연준(Fed),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글로벌 중앙은행이 공통으로 직면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물가 진정 후 ‘언제, 얼마나’ 완화로 전환할지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