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가 브라질 북부 카라자스(Carajas) 구리 사업을 코렉스 홀딩(CoreX Holding)에 최대 4억6,5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광산기업 중 하나인 BHP 그룹은 브라질 파라(Pará)주 동쪽 아마존 지역에 위치한 카라자스 구리 광산권 및 연관 탐사 부지를 코렉스 홀딩에 매각하는 구속력 있는 계약(binding agreement)을 체결했다.
이번 매각 대상인 카라자스 구리 자산은 지난 12개월(2024년 7월~2025년 6월) 동안 구리 9,400메트릭톤(t)을 생산했다. 이는 BHP 전체 구리 생산량에 비하면 소규모지만, 고품위 광석과 향후 확장 잠재력으로 인해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4년 실시한 전략적 재검토 결과, 카라자스 자산은 운영 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우선 순위로 둘 수 있는 새로운 소유주 아래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BHP는 공식 발표문에서 설명했다.
거래 구조는 완료 시점에 2억4,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수령하고, 2027년부터 생산·프로젝트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최대 2억2,500만 달러의 조건부 지급금(contingent payments)을 추가로 받는 방식이다. 총 거래 금액은 최대 4억6,500만 달러에 이른다.
조건부 지급금이란?1 조건부 지급금은 어니아웃(Earn-out)이라고도 불리며, 기업 매매 시점 이후 실적·생산·가격·프로젝트 완성도 등 특정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추가로 지급되는 금액을 말한다. 이는 매도·매수 양측이 미래 불확실성을 유연하게 배분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구조다.
매각 완료 시점은 브라질 및 호주 규제당국의 승인, 현지 환경 인허가 이전(移轉) 등 복수 절차를 거쳐 2026년 초가 목표로 제시됐다. 코렉스 측은 “거래에 관한 공식 입장을 추후 발표하겠다”라며 즉각적인 추가 논평을 사양했다.
BHP는 구리, 철광석, 니켈 등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칠레·호주 구리광산 확장 계획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 중이며, 에너지전환 수요가 급증하는 니켈·포타시(Potash)2 분야로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복잡도가 높은 카라자스 자산을 매각해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BHP가 향후 핵심 자산에 집중해 주주수익률(shareholder returns)을 높이고, 코렉스는 카라자스 지구의 잠재적인 고품위 매장량을 적극 개발해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윈-윈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한다.
코렉스 홀딩은 사모펀드(Private Equity) 기반의 광업 투자 전문회사로, 최근 남미 지역 비전통 자원 프로젝트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별목적투자(SPV)를 통해 현금조달능력을 확보했으며, 브라질 현지 금융기관과도 전략적 협업을 모색 중이다.
브라질 카라자스 광구는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Vale(발리)의 세라 아줄, 사보렐 등 고품위 철광석 광산이 위치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동(銅)·금(金)·은(銀) 등 비철금속 역시 풍부해 글로벌 광산기업의 경합이 치열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BHP 측은 본 매각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에서의 다른 프로젝트, 특히 철광석·니켈 탐사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국제 가격은 2025년 상반기 톤당 9,700달러 선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재생에너지, 전력망 인프라 확대 등 산업적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신규 대형 광산 개발 난이도는 높아져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산기업들은 포트폴리오 리사이클링을 통해 자본 효율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BHP 주가는 매각 발표 직후 호주 증권거래소에서 소폭 강세를 보였으나, 투자자들은 거래 완료까지 남은 규제 리스크와 코렉스의 자금조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반면 코렉스가 비상장 기업이란 점에서 세부 재무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편, 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에 BHP가 기록한 EBITDA(감가상각전영업이익)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357억 달러로 집계됐다. 회사는 구리·니켈·철광석 가격 강세와 원가절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 분석에 따르면, 카라자스 매각대금은 주주 배당 확대보다는 서스테이닝 캐피털(유지·보수성 투자)과 주요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가속화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캐나다 사스카치완주 조슨 조이(Jansen) 포타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코렉스는 카라자스 자산의 연간 구리 생산량을 2030년까지 3만 톤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장기 로드맵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추가 탐사, 인프라 증설, ESG 프로그램 강화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 조건부 지급금(Earn-out)은 M&A에서 흔히 쓰이는 방법으로, 거래가격 일부를 향후 경영성과에 연동해 지급함으로써 매도자와 매수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장치다.
2 포타시(Potash)는 칼륨 함유 광물로, 비료 제조에 필수적이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식량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장기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