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에 따르면, 캐나다계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A리서치는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총 50~75bpbasis point, 1bp=0.01%p 규모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CA는 단기국채(2년물 등) 금리가 장기국채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언 스위프트(Ryan Swift) 연구원이 이끄는 BCA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온건했다는 점을 근거로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25bp ‘첫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BCA는 연준이 목표치(2%)를 웃도는 물가보다는 최근 기세가 꺾인 노동시장 지표를 우선시할 것으로 판단했다.
노동시장 둔화가 추가 완화를 자극
애널리스트들은 실업률이 완만하게 상승하고 신규 고용이 둔화되는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4분기에 25bp씩 1~2회 추가 인하가 단행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2025년 연준의 누적 인하 폭은 총 50~75bp에 이르게 된다.
주요 물가 지표 세부 내용
미 노동통계국(BLS)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6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2.8%)를 소폭 하회한 기록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6월(0.3%)보다 둔화되고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근원물가(Core CPI)는 전년 대비 3.1% 상승해 전달(2.9%) 대비 반등했고, 예상치(3.0%)를 웃돌았다. 다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전망치에 부합했다. 근원물가는 식품·에너지처럼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돼, 연준이 중시하는 지표다.
“이번 CPI 결과는 관세발(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일 수 있다는 관점을 뒷받침한다. 오히려 일부 투자자들이 ‘일시적’ 캠프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 BCA리서치 보고서 중
관세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최근 일부 경제학자들은 대중(對中) 고율 관세가 소비재 가격을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그러나 BCA는 이번 물가 결과가 관세의 인플레 압력을 단기적 쇼크에 그칠 것이라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고 평가했다. 이는 연준이 완화적 스탠스를 취할 수 있는 정치적·경제적 공간을 넓혀 준다는 설명이다.
국채 시장 반응 및 수익률 곡선
CPI 발표 직후 미 국채시장에서 단기물은 급등(가격 기준)했고, 장기물은 상대적으로 완만히 상승하면서 수익률 곡선(단·장기 금리차)이 의미 있게 스티프닝(steepening)됐다. BCA는 “투자자들이 보다 비둘기파적(dovish)인 연준을 선반영하는 한편, 연준이 지나치게 완화적인 정책 실수를 저지르는 가능성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면 연준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장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단기 금리가 더 큰 폭 하락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용어 해설: 베이시스포인트(bp)·스티프닝
금융시장에서 bp(basis point)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예컨대 정책금리를 25bp 인하한다는 것은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는 뜻이다. 스티프닝(steepening)은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되는 현상을 말하며, 통상적으로 장기 금리보다 단기 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할 때 발생한다. 이는 경기 둔화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변수
언뜻 보면 근원물가 오름세가 되레 반등해 연준의 인하 가설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BCA는 ‘노동시장 냉각’이란 변수가 물가 목표(2%)를 상회하더라도 실물경제 지표를 우선하겠다는 연준의 정책 기조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해석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근원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서비스 물가에 다시 불씨를 지필 가능성을 지적한다. 따라서 FOMC 위원들이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경우, BCA의 ‘3회 인하’ 시나리오가 ‘2회 인하’로 축소될 위험도 상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9월 CPI·PCE 인플레이션, 고용보고서, 연준 위원들의 시사점 등이 미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짓는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점도표(Dot Plot)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더 많은 힌트’를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