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A 리서치 “2026년,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분기점 되는 해”

BCA 리서치가 2026년을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시험대’로 지목했다. 노동수요 둔화의 지속성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붐의 내구성이 맞물리며, 성장·수익·정책의 균형이 어디로 기울지 확인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5년 11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거시경제 리서치 기관은 “약해지는 미국의 노동수요가 경기침체로 이어질지, 그리고 AI 붐이 경제성장과 기업이익을 계속 견인할지”가 2026년에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CA는 현재 미국이 ‘K자형’ 경제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한쪽에서는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투자와 자산효과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불균형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BCA는 이러한 양극화 추세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본다. 선행지표들이 실업률의 추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으며, 소규모 기업의 매출 기대가 약화되고 구인공고가 다수 산업에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BCA는 “고용 둔화를 이민 제약이나 AI 대체와 같은 공급 요인으로 설명하는 시도는 데이터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총수요 둔화가 보다 설득력 있는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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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환경: 재정·통화 완화의 한계

BCA는 정책 지원이 노동시장의 추가 약화를 막기에는 불충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에 One Big Beautiful Bill Act의 경기부양 조항이 재정 부양을 더할 전망이지만, 관세 수입 증가가 상당 부분을 상쇄해 결과적으로 “순(純) 재정 긴축(net fiscal drag)”으로 귀결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 역시 판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시장은 2026년 연준(Fed)의 복수 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만, BCA는 “몇 차례 더 인하한다고 해서 2026년 소비지출을 유의미하게 떠받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회의적으로 봤다. 이와 관련해

“a few extra cuts are likely to meaningfully support consumer spending in 2026.”에 대해 BCA는 의문을 제기했다

고 전했다. 금리 변화에 가장 민감한 주택제조업 지표가 이미 1년간의 완화에도 뚜렷한 개선을 보이지 않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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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대법원 변수: 시장의 낙관이 과도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경첩 변수미 대법원의 관세 판결이다. 현재 시장은 기존 수입관세가 무효화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으나, BCA는 그 확률을 “50% 미만”으로 본다.

“시장 참여자들이 관세 철폐 속도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는 경고도 덧붙였다. 설령 기존 관세가 무효화되더라도, 행정부가 별도의 법적 권한을 동원해 재도입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AI 투자: 2026년에도 성장 견인차, 다만 제약 요인 공존

긍정적 요인으로는 AI 관련 설비투자(capex)가 꼽힌다. BCA는 2026년에 AI 설비투자가 가속할 것으로 보며, 총지출이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초대형 클라우드·플랫폼 인프라 운영사들의 장밋빛 가이던스를 다소 하회하더라도 비거주용 고정투자가시적인 순풍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력요금 상승,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지역사회 반대, 그리고 막대한 유지 자본구조적 제약이 병존한다고 지적했다.

핵심 쟁점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기술주 중심 섹터지속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될지 여부다. BCA는 내년의 관전 포인트로

“AI 투자 사이클이 실제 기업이익의 고성장으로 착근하는지”

를 지목했다.


자산배분 전략: 주식 비중 중립, 채권 듀레이션은 길게

BCA는 이런 환경을 감안할 때, 멀티에셋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중립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노동시장 추세가 개선보다는 약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2026년에 주식 비중을 상향하기보다는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the trend in the U.S. labor market suggests we are more likely to downgrade than upgrade stocks next year.”

원자재에서는 경기민감형(순환형) 품목의 약세를 예상했다. 글로벌 제조업의 부진과 중국 수요 둔화가 배경이다. 반면, 은 선호 자산으로 유지했다. BCA는 중국의 전략적 매수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며,

“명확한 기술적 약세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BCA 전략가들의 다수는 금 비중을 오버웨이트로 유지한다”

고 밝혔다.

환율 측면에서 BCA는 미 달러화에 구조적 베어리시(약세) 시각을 유지한다. 다만 경기 사이클의 전개에 따라 전술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달러의 안전자산 랠리가 재연될 수 있는 반면, 비침체 국면에서의 주식 조정—특히 AI 열기 완화에 기인한 조정—가 발생할 경우에는 달러 숏 포지션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채권 분야에서 BCA는 미 국채 수익률 곡선불-스티프닝(bull-steepening)을 선호한다. 이는 금리 하락 국면에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크게 하락곡선이 가팔라지는 상황을 뜻한다. BCA는 실업률 상승 위험장기 듀레이션 보유를 정당화한다며, 정부채회사채보다 선호한다고 밝혔다.


핵심 인용구

“2026년은 약해지는 미국 노동수요가 경기침체로 비화할지, 그리고 AI 붐이 성장과 기업이익을 계속 밀어올릴지를 명확히 보여줄 해다.” — BCA 리서치

“관세가 빠르게 철폐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는 과도할 수 있다. 우리는 그 확률을 50% 미만으로 본다.” — BCA 리서치

“주요 기술적 약세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에 대한 오버웨이트 기조를 유지한다.” — BCA 리서치


용어 풀이와 맥락 설명

K자형 경제: 경기 국면에서 고용·임금 등 실물은 둔화되지만, 기업투자·자산가격은 견조하거나 상승하는 양극화 패턴을 뜻한다. 가계 체감경기와 기업·자산시장 간 괴리가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순(純) 재정 긴축(net fiscal drag):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부양 효과가 증세·관세 수입 증가·비용 상승 등으로 상쇄돼, 총수요 측면에서 순부양 효과가 줄거나 음(-)의 충격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설비투자(capex)하이퍼스케일러: Capex는 기업의 생산능력 확장·유지를 위한 중장기 투자를 말한다. 하이퍼스케일러는 초대형 클라우드·플랫폼 인프라 운영 기업으로, AI 데이터센터·네트워크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다.

불-스티프닝(bull-steepening): 완화적 환경에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빨리 떨어져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다. 보통 경기 둔화·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가 강화될 때 나타난다.

중립적 주식 비중(neutral equity stance): 전략적 기준비중을 상향(오버웨이트)도, 하향(언더웨이트)도 하지 않고 중립에 두는 배분 결정을 뜻한다. 방향성 확신이 낮고 상·하방 위험이 균형에 가깝다고 판단할 때 채택된다.


기자 해설: 2026년 투자 지형의 실무적 함의

본 보고서의 핵심은 노동시장 둔화AI 투자 사이클동시에 진행된다는 비대칭 리스크다. 총수요 약화는 소비·서비스에 역풍이지만, AI 중심의 비거주 고정투자는 제조·설비·전력 인프라에 선택적 순풍을 제공할 수 있다. 관세·대법원 변수는 인플레이션과 교역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높여, 단기 방향성 베팅보다는 리스크 분산현금흐름 안정성을 중시하는 접근을 시사한다.

배분 측면에서는 장기 듀레이션 국채를 중심으로 한 방어적 채권 코어, 의 전략적 포지션 유지, 주식에서는 중립 비중과 함께 AI 수혜·전력 인프라의 구조적 테마를 선별적으로 노출하되 밸류에이션전력 비용 같은 병목을 점검하는 실무적 관리가 요구된다. 환율은 경기 시나리오에 연동되는 전술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달러의 안전자산 랠리 가능성과 비침체 리스크오프달러 숏 기회를 병행 고려하는 양방향 플랜이 합리적이다.


요약 포인트

• 2026년은 미국 노동시장 약화와 AI 투자의 지속성 시험대다. • 정책 측면에서 재정 부양은 관세 수입으로 상당 부분 상쇄돼 순 재정 긴축 위험이 있고, 연준의 추가 인하도 소비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 관세·대법원 변수는 시장의 낙관이 과도할 수 있으며, 철폐 시에도 재도입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 • 자산배분은 주식 중립, 정부채 선호, 금 오버웨이트 기조가 제시됐다. • 달러는 구조적 약세 시각이나, 침체=달러 강세의 전술적 반전 가능성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