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A 리서치 “올 연말까지 나토-러시아 전면전 가능성 5% 불과”

국제 지정학·투자 자문사 BCA 리서치나토(NATO)와 러시아 간 전면전 발생 확률을 올해 말까지 단 5%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휴전 성사 가능성 60%,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만 전투가 확대될 가능성 35%로 추정하며, 전쟁이 이미 ‘봉합 국면’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CA 리서치 ¹수석 지정학 전략가 맷 거트컨(Matt Gertken)은 투자자 노트에서 “언론이 놓치고 있는 핵심은 전쟁이 이미 국지적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가 하락이 이를 방증한다”고 밝혔다.

5%의 꼬리 위험과 95%의 ‘관리 가능한 시나리오’

거트컨 전략가는 러시아가 전쟁을 확전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러시아가 ‘앞서 있을 때 물러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에너지 수출 감소로 재정이 약화된 상태에서 추가 군사행동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중국 경기 둔화가 석유 수요를 억누르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추가로 압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 지도부도 반강제적으로 발을 빼고 있다. 워싱턴은 이미 군사·재정 지원을 줄였고, 유럽 연합(EU)은 이를 완전 대체할 역량이 없다.” — 맷 거트컨

휴전 구상과 서방의 계산

거트컨은 서방이 현 전선 동결을 전제로 한 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서방은 “휴전이 깨질 경우 조건부 안보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방식을 통해 러시아를 견제하고자 한다. 반면, 진정한 평화조약러시아의 영토 반환 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단방위조약 체결 없이는 불가능하므로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여론 변화가 외교 모멘텀 자극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60% 이상이 평화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외교적 타협을 도모하려는 각국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명분’을 제공한다.

원유 증산 압박과 러시아 경제의 딜레마

거트컨은 트럼프 前 미국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과 협력해 산유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는 유가를 낮춰 크렘린의 전쟁 재원을 더욱 축소시킨다. 그는 “러시아 경제는 유가 의존적이기 때문에, 유가 하락은 군비를 약화시키는 지렛대”라고 덧붙였다.

‘꼬리 위험(Tail Risk)’ 5%…전면전 가능성은 극히 낮다

거트컨은 “5%의 확률로 협상이 결렬되고 러시아가 비합리적 공세에 나서 나토와의 재래식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의 재래식 전력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다른 전선에서도 나토에 취약하므로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투자 전략: 신중한 접근 속 동유럽 자산 주목

동 보고서에서 BCA는 단기적으로는 보수적 포지셔닝을 권고했지만, 외교 진전이 가시화될수록 유럽, 특히 신흥 동유럽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헝가리 포린트(HUF)폴란드 즈워티(PLN)가 스위스 프랑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호재로 꼽았다.

금 가격은 하락 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휴전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유럽 주식이 미국 시장 대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용어 해설: Tail Risk(꼬리 위험)

Tail Risk란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 시 파급력이 매우 큰 리스크를 뜻한다. 통계학적으로 정규분포 곡선의 양 극단(‘꼬리’)에 위치한 사건을 가리키며, 투자자들은 이를 관리하기 위해 헤지 전략·분산 투자 등을 활용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보고서는 ‘유가 하락’과 ‘미국·EU의 지원 피로감’이라는 두 축을 통해 전쟁의 동력을 분석한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7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러시아의 재정수지는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피로감 현상은 2024년 이후 미국 의회와 유럽 의회 선거 과정에서 이미 확인됐다. 다만, 5%에 불과한 꼬리 위험이라도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 충격은 변동성 지수(VIX) 급등, 전통적 안전자산(금·미국채) 랠리 등으로 즉각 반영될 것이다.

투자자라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비중을 유지하되, 휴전·재건 국면 진입 시 동유럽 증시, 인프라·방위산업·재생에너지 섹터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폴란드 GPW 지수헝가리 BUX 지수는 지정학 리스크 완화 시 빠른 탄력성을 보여온 전례가 있다.


¹ BCA 리서치(Business Cycle Associates Research)는 194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설립된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기관으로, 자산운용사·연기금·헤지펀드 등에 전략 리포트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