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Lawrence H. Summers)가 오픈AI(OpenAI)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그는 수요일 성명을 통해 사임 사실을 밝혔으며, 이는 며칠 전 미 의회가 공개한 자료에서 서머스가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까운 관계를 맺어온 정황이 드러난 이후 나온 결정이다.
2025년 11월 1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서머스는 하버드대학교 전 총장이자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로, 최근 자신과 엡스타인의 연결고리를 시사하는 문서들이 의회에 의해 공개된 직후 이사회 직을 내려놓았다. 해당 공개 자료는 엡스타인이 생전에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였다는 점과 더불어, 서머스와의 접촉 정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머스는 월요일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모든 공적 활동에서 한발 물러서겠다고 밝히며 그 이유를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to rebuild trust and repair relationships with the people closest to me.”
한편, 하버드대학교는 서머스와 엡스타인 간 연계에 대해 새로운 조사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화요일 대학 신문이 보도했다. 이 조사는 기존에 알려진 사실 관계를 재점검하고, 학교 차원의 윤리 및 이해충돌 기준과의 부합 여부를 살펴보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서머스의 사임과 관련해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회사 측 입장 표명이 지연되면서, 이사회 구성 변화에 대한 공식 설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 의회는 화요일 거의 만장일치로 법무부(DOJ)가 보유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를 강제하는 표결을 통과시켰다. 이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개월간 반대 입장을 펴왔다가 이를 철회한 뒤에 나온 것으로, 정치권 전반에 파장을 낳고 있다.
엡스타인 문제는 최근 수개월 동안 트럼프에게 정치적 부담이 돼 왔다. 그는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여러 음모론을 증폭시키며 이 사안을 거론해 왔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 공세와 여론 분열이 심화됐다. 음모론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거나 반증된 주장임에도 확신을 기반으로 확산되는 정보 형태를 의미한다.
더불어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의 행정부가 엡스타인의 유력 인사들과의 연결고리를 은폐하고, 2019년 맨해튼 교정시설에서 발생한 엡스타인의 사망 경위(자살로 공식 판정)에 관한 세부 사항을 흐렸다고 믿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문서 공개 요구를 촉발시키는 여론적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
민주당원인 서머스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기 재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재무장관은 연방 재정·세제·금융 규제 전반을 총괄하는 직책이며, NEC는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조정하는 핵심 조직이다.
그는 2023년 말 오픈AI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이 단기간 해임됐다가 복귀한 사건 이후의 인선으로, 회사의 거버넌스 재정비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사회board는 회사의 전략·감사·리스크 관리 등 감독 기능을 수행한다.
서머스는 오픈AI 외에도 에듀테크 기업 스킬소프트(Skillsoft) 이사(2021년부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스페인계 은행 산탄데르(Santander)의 국제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스킬소프트는 기업용 디지털 학습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이고, 산탄데르는 유럽과 미주 전역에 네트워크를 가진 대형 금융 그룹이다.
핵심 맥락 및 용어 설명
오픈AI: 인공지능 연구·개발 기관으로, 대화형 AI 모델 챗GPT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제품·연구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고, 이사회 구성은 기술·윤리·규제 대응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장과 정책 당국의 관심을 받는다.
엡스타인 사건: 금융업자 제프리 엡스타인은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19년 뉴욕 맨해튼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판정됐으나, 사건 경위와 연루 인물에 관한 의혹이 지속되며 정치·사회적 논쟁을 낳아 왔다.
법무부(DOJ) 문서 공개: 의회의 강제 공개 표결은 수사·기록 자료의 투명성을 높여 공적 신뢰를 제고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해당 문서는 수사 기법, 개인정보, 미공개 증거 등을 포함할 수 있어, 공개 범위와 시기에는 법적 절차와 보호 기준이 적용된다.
정치적 파장: 이번 사안은 한 개인의 거취를 넘어, 기업 거버넌스, 학계의 윤리 기준, 그리고 정치권의 책임성과 투명성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AI 기업 이사회의 독립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은 규제 환경과 사회적 신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